'기관' 매수세 힘입어 코스피 반등…삼성전자는 5만원 무너져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11-14 17:35:33

낙관 금물…고관세·킹달러 '트럼프 리스크', 수출도 부진
'약세장' 코스피…"11월 중 2500선 회복 어려울 것"
삼성전자, 4년5개월만에 '4만전자'…5거래일 연속↓

2400선 붕괴 위기까지 몰렸던 코스피가 기관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소폭 반등하며 일단 한숨 돌렸다. 그러나 코스피 급락세를 이끈 요인들은 여전해 당분간 본격적인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1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7% 오른 2418.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름세는 기관이 주도했다. 외국인투자자가 2713억 원, 개인투자자가 673억 원씩 각각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738억 원 순매수했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뉴시스]

 

이날 소폭 회복하긴 했으나 전날까지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그렸다. 무서운 속도로 굴러 떨어지면서 12일 2500선이 무너졌고 전날엔 2400선이 위협받았다.

 

주된 배경은 '트럼프 리스크'였다. 고관세로 대표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 탓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상품에 10~20%의 기본 관세를, 중국산에는 60%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했다.

 

앤드루 틸튼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고관세 정책 탓에 중국뿐 아니라 한국, 대만, 베트남 등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등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국가들이 고관세 정책의 주요 피해국이 될 거란 분석이다.

 

또 한국은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데 주로 중간재를 수출한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무거운 관세를 매겨 중국의 수출이 부진해질수록 한국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부각된 뒤 2019년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7%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트럼프 무역정책에 타격을 입을 위험이 커지면서 외국인이 발을 빼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은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총 1조7883억 원어치 팔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보조금 제도에 부정적이란 점도 한국 기업에 우울한 소식이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미국에서 첨단 기술로 배터리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면 기업에게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이 보조금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설 만큼 의존도가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축소 또는 폐지되면 배터리뿐 아니라 자동차와 이차전지까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2022년 8월 제정된 반도체법(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짓고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을 축소하면 그만큼 손해다.

 

재집권할 트럼프 당선인의 고관세와 재정 확대 등 정책이 강달러를 유발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떨어진 1405.1원을 기록했다. 약간 내리긴 했으나 3거래일 연속 1400원대를 유지 중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현상은 외국인 이탈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관측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 판매 대금을 달러로 바꿔 본국으로 송금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말라 환율이 더 오르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리스크는 여전하니 코스피가 이날 약간 올랐다 해도 미래를 낙관하긴 힘들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코스피 하락세가 너무 심하다 보니 반발 매수가 들어온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등 기관이 저점 매수를 시도했다"고 관측했다.

 

강 대표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부진이 크다"며 "한동안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38% 하락한 4만9900원으로 거래를 마쳐 5만 원 선이 무너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4만 원대로 내려 온 건 지난 2020년 6월 15일(4만9900원) 이후 약 4년5개월 만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트럼프 리스크에 노출된 데다 아직까지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코스피가 이달 내로 2500선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한동안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선 "1400원 근방을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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