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건물 4개→10개로 서류조작"…국민銀 "정상 대출"

임혜련

| 2019-04-03 17:34:01

김종석 "10억 대출 위해 대출서류조작 건물 가치 부풀려"
국민은행 "지난해 8월엔 RTI 미충족해도 대출 가능"
금감원, "사실 확인해 특혜 정황 발견되면 검사"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상가 주택' 투기 논란이 끝이 없다. 그의 사퇴 이후에도 보수 야당과 언론의 공격이 집요하다. 조선일보는 3일자 1면에 특혜 대출 의혹을 제기했다. "KB국민은행이 김 전 대변인의 서울 흑석동 상가 주택 매입 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대출 서류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김 전 대변인이 구입한 상가 건물에서 임대할 수 있는 점포는 4개인데, 존재하지 않는 '유령 점포' 6개를 만들어내 총 10개를 임대 가능한 것으로 조작, 이를 토대로 대출액을 부풀렸다는 게 요지다.

 

조선일보에 관련 자료를 제공한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도 이날 오전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똑같은 내용의 의혹을 제기하며 쟁점화에 나섰다.

 
그러나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날 아침 "특혜가 아니라 오히려 반대"라며 펄쩍 뛰었다. "점포 4개가 10개로 늘면 대출가능액에서 차감되는 보증금 규모가 커지므로 특혜 대출이 아니라 오히려 깐깐한, 보수적 대출이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날 오후 건물 개황도까지 첨부한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조작과 특혜는)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어느쪽 말이 맞나. 정상 대출인가, 특혜 대출인가.

 

▲ 3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문제인사 관련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종석 의원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대출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뉴시스]

 

"조작·특혜 확인됐다"

김 의원은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전 대변인의) 2층 상가 건물에는 상가 10개가 입주 가능한 것으로 돼 있고, 이에 근거해 월 525만원의 임대료 수입이 산정됐다. 하지만 일반 건축물대장을 확인하니 이 건물 1층에는 상가 3개, 2층에는 시설 1개가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로부터 이 건물에 상가 10개가 입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은행은 상가 10개가 입주해 받을 수 있는 임대료를 525만원이라고 산정했는데, 이 건물은 실제로 월 275만원의 임대료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며 "상가 10개가 입주 가능하다는 가정하에 월 525만원의 임대료 수입을 산정했고, 이런 상태에서 10억원의 대출이 나갔다"고 말했다. "이는 1.48의 RTI(부동산임대업 이자상환비율) 비율을 조작한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김 전 대변인 측이 대출받을 당시 은행의 상가 대출 기준인 'RTI(임대업 이자 상환 비율) 가이드라인'에는 '임대료가 대출 이자의 1.5배가 넘는 범위 내에서만 대출해주라'는 금융감독원의 권고가 있었다"며 "실제 임대 가능한 점포는 4개인데 10개로 부풀려 간신히 이 가이드라인에 근접하도록 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은행은 10억원을 대출할 경우, 연간 이자 4370만원의 1.5배를 건물 임대료 수익으로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 감정평가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아울러 "대출을 담당했던 지점장이 김 전 대변인과 고교동문이란 점이 이러한 의심을 더 강하게 하고 있다"며 "보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고, 미흡할 경우 금융감독원을 통해 부실대출에 대해 검사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KB국민은행이 공개한 건물 개황도 [KB국민은행 제공]

 

"조작·특혜 아니라 정상 대출" 


KB국민은행 측은 "김 전 대변인에 대한 대출은 정상적으로 취급됐으며 조작도 없었고, 특혜가 제공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외부감정평가법인의 건물 개황도에 임대 가능 목적물이 10개로 구분돼 있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대출이 정상 처리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배포한 건물 개황도에는 지층과 옥탑의 창고 시설을 포함해 총 10개의 독립된 공간이 표시돼있다.국민은행 관계자는 "창고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임대가능 목적물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대출이 이뤄진 지난해 8월은 RTI 가이드라인이 강제 규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준(1.5배)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대출이 가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대출 당시에는 RTI 1.5를 충족하지 않더라도 부동산 임대업 신규대출의 일정비율(국민은행 10%, 타행 10~30% 수준)에서 RTI를 예외 적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한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 규제는 2017년 10월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따라 작년 2018년 3월 26일 도입됐으며 은행연합회의 개인사업자대출 여신 가이드라인 개정은 2018년 10월 31일로, 이후에야 예외적용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RTI는 연간 부동산 임대소득을 연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상가용 건물의 경우 임대료가 대출 이자의 1.5배가 넘을 경우에만 대출이 가능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건물에서 연간 6507만원 임대 수입이 가능해 임대수입이 연간이자 4370만원의 1.48배로 RTI 1.5배 기준에 미달하나 대출 당사자인 김 전 대변인 아내 교직원 연금 소득도 있어 대출이 가능했던 것"고 설명했다.  

 

임대 가게를 4개에서 10개로 늘려 대출액을 늘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출가능금액 산정시 상가우선변제보증금을 차감하기 때문에 가게를 늘리면 오히려 대출금액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임대 가능 가게가 4개일 때는 가게당 상가우선변제보증금 2200만원(상가임대차보호법상 하한액)씩 모두 8800만원이 대출가능액에서 차감되지만 10개로 늘면 차감액이 2억2000만원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금융감독원은 공개적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대출 취급 과정에서 탈법이나 특혜 정황이 발견될 경우 관련 부분에 대해 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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