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험 확대 너무 서둘렀나…하나손보, 보험금 '늑장지급' 1등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12-24 17:41:29

보험금 청구 10건 중 1건 이상은 약관상 기일 넘겨
추가소요 평균기간 16.04일…손보사 평균보다 4.3일 길어

하나손해보험이 국내 손배보험사 가운데 보험금 지급이 가장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손보의 '장기손해보험 추가소요지급비율'은 10.47%였다. 17개 손보사 중 두 자릿수인 곳은 하나손보뿐으로 보험금 청구건수 10건 중 1건 이상은 약관상 기일을 넘겼다는 이야기다.

 

추가소요지급비율이란 보험금 지급건수 가운데 약관상 지급기일을 넘겨 지급된 건의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하나손보에 이어 AXA손보(9.64%), 농협손보(5.3%), 삼성화재(4.5%), 현대해상(4.34%) 순으로 나타났다. 손보업계 평균은 3.57%다. 

 

▲ 서울 종로구 하나손해보험 본사. [하나손해보험 제공]

 

지급기일보다 얼마나 늦게 보험금이 나갔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추가소요 평균기간'도 하나손보가 가장 길었다. 하나손보는 16.04일인데 평균은 11.72일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나손보 상황에 대해 "갑작스레 장기보험 판매를 확대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자동차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던 시기에 비해 높은 심사역량이 필요한 반면, 내부의 심사 역량이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보험 확대를 서두르다가 부작용이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그는 "자동차보험은 보상 담당자들의 결정이 용이한 반면 장기손해보험은 여러 가지 조건을 훨씬 면밀하게 살펴야 해서 심사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품수익이 조직 확충에 투입될 시간도 충분치 않았다. 하나손보가 '무배당 그레이드 건강보험'을 필두로 장기보험 상품에 힘을 쏟기 시작한 시점은 약 3년 전부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납입 보험료가 쌓이기도 전에 청구 건이 쌓이다 보니 담당 인력에 부하가 걸렸다"고 지적했다. 

 

▲ 손해보험사별 추가소요지급비율 및 추가소요평균기간 비교. [손해보험협회 공시실]

 

이 같은 보험금 지급 지연은 소비자 불신 및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2020년 발간한 '사회적 신뢰와 보험' 보고서에서 "소비자는 필요한 보상을 신속하게 받지 못하여 불신이 쌓이게 되고 고의로 지급을 늦추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손보사들의 '청구이후 해지비율'을 보면 하나손보가 1.27%로 가장 높다. 바로 뒤인 농협손보(0.7%), DB손보(0.25%), 삼성화재(0.23%), KB손보(0.23%)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현재 관련 지표가 높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별도의 팀을 만들거나 지급 부서와 인력을 확충하고 위탁 손해사정업체도 기존 대비 늘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해 말 배성완 대표 취임 후 장기보험 확대 전략을 한층 가속화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세가 바뀔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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