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월 물가지수 '주목'…국내 채권·대출금리 변동성 높아질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5-13 17:34:10
채권금리 다시 뛸 수도…"채권금리 오르면 대출금리도 상승"
오는 15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월에도 3월처럼 높은 물가상승률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 장기화에 더 힘이 실린다. 이로 인해 국내 채권·대출금리 변동성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은 4월 CPI가 전년동월 대비 3.4%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3월(3.5%)보다는 소폭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월에 그랬듯이 4월에도 실제 CPI는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
또 이상기후가 '먹거리' 가격을,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석유류 가격을 밀어 올리는 것 외에 최근 미국 주택 임대료도 요주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미국 주택 임대료는 전년동월 대비 5.6% 뛰었다. 지난해 3월 상승률(8.2%)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텍사스 주택개발업체 마데라 레지덴셜의 제이 파슨스 주거 전략 책임자는 "주택 임대료 상승률이 완화 추세이긴 하나 기존 예상보다는 훨씬 느린 속도"라고 지적했다.
미국에는 전세 제도가 없기에 주택 임대료가 무척 민감한 지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택 임대료가 CPI의 3분의 1,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6분의 1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또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2%)로 수렴하려면 주택 임대료 상승률이 3.5%까지는 떨어져야 한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미국 주택 임대료 상승률은 더 확대될 것으로 소비자들은 전망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1년 후 주택 가격이 지금보다 5.1%, 주택 임대료는 9.7%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2월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에서 나온 응답(주택 가격 상승률 2.6%, 임대료 상승률 8.2%)보다 높은 수치다.
이민업계 관계자는 "미국 경제가 탄탄한 데 더해 최근 이민자 수 급증이 임대료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지난해 순이민자 수(유입 인구―유출 인구)를 330만 명으로 추정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42만 명)에 비해 8배나 폭증했고 기존 최고 기록인 2005년의 190만 명을 140만 명 가량 상회했다. 인구가 늘수록 주택 수요도 늘어나 자연히 임대료 상승을 부채질할 수밖에 없다.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끼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연초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퍼지면서 채권금리가 내려갔다가 이후 기대감이 사라지자 다시 올랐다"며 "연준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채권시장 변동성도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5월 들어 하향안정화 기미를 보이던 채권금리가 다시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연 3.38%였던 국고채 1년물 금리는 4월 말 연 3.47%로 올랐다. 13일에는 연 3.44%로 거래를 마쳐 엇비슷한 수준이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월 말 연 3.35%에서 4월 말 연 3.59%로 상승했다가 13일 연 3.47%로 떨어졌다.
국고채 금리는 금융채 금리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금융채 1년물과 5년물 금리는 국고채처럼 4월 중 오름세를 나타내다가 5월 들어 하향안정세다.
금융채 1년물 금리는 3월 말 연 3.58%에서 4월 말 연 3.69%로 뛰었다. 이날은 연 3.64%로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3월 말 연 3.76%에서 4월 말 연 3.93%로 올랐다가 이날 연 3.81%로 약간 내렸다.
나아가 금융채 금리는 은행 대출금리에 영향을 끼친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일반적으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는 금융채 5년물 금리, 신용대출은 금융채 1년물 금리다. 따라서 금융채 금리가 오르면 고정형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도 함께 상승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높은 물가상승률은 국내 채권·대출금리에 연쇄적으로 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며 "4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밑돌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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