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확전' 위험에 국제유가 ↑…물가 '붉은 경고등'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8-26 17:09:52
"물가 흐름에 국제유가 최대 변수…중동 정세 주목"
심상치 않은 중동 정세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에도 '붉은 경고등'이 켜졌다. 만약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는 폭등하고 둔화 추세인 물가상승률이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네이버페이증권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4시 30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5.45달러로 전거래일 종가 대비 0.83% 올랐다. 같은 시각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78.74달러로 0.75% 뛰었다. 중동산 두바이유(배럴당 77.53달러)는 0.52% 상승했다.
지난주 배럴당 70달러대 초중반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 다시 70달러대 중후반으로 올라섰다. 이는 이스라엘군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충돌하면서 중동 정세가 확전으로 치달을 우려가 불거져서다.
| ▲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의 컨 리버 유전지대. [AP뉴시스]
이스라엘군은 25일(현지시간) 오전 4시 30분께 전투기 100여 대를 출격시켜 레바논 남부 등지의 로켓 발사대를 타격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는 걸 공습 명분으로 내밀었다.
헤즈볼라도 반격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로켓 320여 발을 발사하고 드론으로 이스라엘 군사기지 11곳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이번 공습이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이스라엘 폭격에 사망한 데 대한 보복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란과 헤즈볼라 및 이스라엘 사이에 전쟁이 확대될 염려가 불거진다. 미국 투자자문회사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전쟁이 확대되면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를 겨냥해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확전은 곧 국제유가를 끌어올린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중동 확전으로 인해 오는 9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예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배럴당 95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유가 변동에 취약하다. 자칫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전체 물가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부문별 물가상황 평가 및 머신러닝을 이용한 단기 물가 흐름 예측'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이 8월에 2%대 초반, 9월에는 2% 내외까지 둔화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이 머신러닝 기법과 상향식 추정을 결합해 개발한 예측모형으로 나온 수치다.
하지만 이는 국제유가가 앞으로 점차 하향안정화될 것을 전제로 한 예상이다. 국제유가가 뛰면 물가 둔화 추세가 느려지는 것은 물론 자칫 상승 반전할 수도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중동 정세가 악화돼 국제유가가 배럴당 97.5 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은 3.37%에 이를 것으로 추측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물가 흐름에서 가장 큰 변수는 유가"라며 "다들 중동 정세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진 못할 거란 분석도 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국제유가가 그리 크게 뛰진 않을 것"이라며 "변동성 확대는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보다 집값이 더 큰 이슈"라며 "국내 물가 통계에 집값이 포함되지 않은 탓에 발표되는 물가보다 체감 물가가 훨씬 더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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