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주 전망②] 일시적 수요 둔화? 부진 장기화?
김신애
love@kpinews.kr | 2024-06-28 11:33:15
"중장기 배터리 수요 증가" VS "글로벌 전기차 정책 후퇴"
"캐즘 논란은 국내 기업 시장점유율 떨어져 벌어지는 것"
올해 들어 배터리주가 하락세인 가운데 미래 전망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는 국내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캐즘(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대중화되기 전에 겪는 일시적 수요 둔화)을 겪고 있으므로 곧 수요가 살아나면서 배터리주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일부는 국내 전기차‧배터리 산업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며 배터리주 미래도 어둡게 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터리주 전망①]에서 살펴본 배터리주 13개 종목 대부분이 연초 대비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50% 넘게 급락한 종목도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현대차그룹의 전세계 80개국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포함) 판매량은 16만6000대로 전년동기 대비 1.7% 줄었다.
1~4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중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시장 점유율은 46.7%로 전년동기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의 전기차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1~5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6148대로 전년동기 대비 50.51% 급감했다.
배터리주 미래를 밝게 보는 전문가들은 캐즘에 주목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전기차가 대중에게 확대되지 못하는 캐즘 구간도 어느 정도 맞다"고 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그간 전기차 판매량 둔화로 배터리기업 판매량도 줄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부터 기술이 발전하고 가격경쟁력이 생기면 수요도 회복할 것"이라며 "이후 배터리주 하락세도 완화할 것"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SS(에너지저장장치), 로봇, UAM, 자율주행차 등의 개발로 배터리 수요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인 성장성에는 의구심을 갖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이 전기차·배터리 산업에서 한국의 강력한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는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관세 10%에 기업당 17~38%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100%로 올렸다.
단순한 캐즘으로 보기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우선 국내 전기차·배터리 산업은 부진하지만 세계적으론 그렇지 않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4월 전 세계 80개국 전기차 총 판매량은 428만 대로 전년동기 대비 20.3% 늘었다. 배터리 분야에서도 같은 기간 글로벌 총 배터리 사용량은 13.8% 성장했다. 국내 업체들이 부진한 건 중국 업체에 밀렸기 때문이다.
김성태 한국 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정부에서 보조금 받고 과잉생산해 단가를 떨어뜨려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 "전기차·배터리 산업 캐즘 논란은 국내 기업 한정"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1분기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라고 말했다. 1분기 국내 수입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2만507대로 전년동기보다 97.9% 급증했다.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정책이 후퇴하는 점도 문제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유럽의회 선거에서 1당이 된 유럽국민당(EPP) 고위관계자들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정책의 재검토를 시사했다.
지난 3월 미 환경보호청(EPA)은 2032년까지 신차의 56%를 전기차로 판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승용차 탄소 배출 규제안을 확정했다. 기존 안인 67%보다 후퇴했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날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가 우려된다. 산업연구원(KIET)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폐지되거나 지원 규모가 축소돼 국내 배터리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 부진을 캐즘으로 치부하지 말고 미국, 유럽 등의 전기차 관련 정책 후퇴를 직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 후퇴로 전기차 성장 수준이 축소되고 있다"며 "국내 양극재 등 일부 배터리주에 대한 과도한 가치평가는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도 "단순히 캐즘으로 보기에는 앞으로 배터리 수요 전망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기차 공장의 신규 착공이 연기되고 배터리업체들도 시설확장이 연기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매출도 줄고 보조금 빼면 마진이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보조금까지 없어질 상황"이라며 "향후 배터리주가 현저히 하향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KPI뉴스 / 김신애 기자 lov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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