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가 위험해졌다"…도수치료 본인 부담 상향에 병·의원 물리치료사들 '충격'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1-14 17:30:47
"도수치료 90% 이상 물리치료사가 시행…시장 축소되면 일자리도 사라져"
"실손의료보험 적자 축소하려고 정부가 던진 돌에 물리치료사들이 맞았다. 우리는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다."
금융위원회가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지정해 본인 부담률을 90~95%로 상향한다고 밝히자 병·의원에서 일하는 물리치료사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절망감을 표한다.
금융위는 지난 9일 실손보험 개혁의 일환으로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지정해 본인 부담률을 90~95%까지 상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손보험은 적자가 심각해 매년 보험료를 인상함에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조8581억 원이었던 실손보험 적자는 백내장 과잉 진료 방지대책 덕에 2022년 1조5301억 원으로 줄었다가 2023년 다시 1조9738억 원으로 늘어났다. 작년 적자 규모도 약 2조 원 규모로 추측된다.
백내장 외에도 비급여 진료가 성행하기 때문이다. 현재 실손보험금 지급 상위 3개 비급여 항목은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제, 체외충격파 치료다.
금융위는 이 중 도수치료 본인부담률을 크게 높여 수요를 줄일 계획인 것이다. 도수치료를 비급여가 아닌 관리급여로 지정해 본인부담률을 90%로 상향하면 실손보험이 있는 환자도 지금처럼 편하게 진료받기 힘들어진다.
예를 들어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10만 원짜리 비급여 도수치료를 받을 경우 본인부담률이 30%이므로 3만 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 7만 원은 실손보험에서 내준다. 하지만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실손보험에서도 같은 본인부담률이 적용된다. 즉 10만 원짜리 도수 치료를 받을 때 실손보험 미가입자는 9만 원, 실손보험 가입자는 8만1000원을 내야 한다.
그만큼 부담이 커지므로 도수치료 이용이 줄어 실손보험 적자 해소에 도움이 될 거란 판단이다. 금융위는 비급여 주사제와 체외 충격파 치료도 관리급여로 지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도치료 본인부담률 상향은 실손보험 적자 해소에는 도움이 되나 시장이 크게 축소될 위험에 놓인 병·의원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물리치료사들의 충격이 크다.
현재 도수치료는 한방병원, 정형외과 등에서 취급하는데 치료임에도 의사가 직접 시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는 90% 이상 물리치료사가 시행하고 있으며 95%가 넘는 병·의원도 다수다.
물리치료사 A 씨는 "물리치료는 전체 매출은 크지만 회당 수익이 별로라 의사들이 잘 하지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물리치료사들이 주로 맡고 있다"고 14일 설명했다. 그는 "한방병원에서 한의사들은 주로 추나요법만 하고 도수치료는 물리치료사에게 맡긴다"며 "정형외과도 비슷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니 물리치료사들은 정부 정책에 우려가 크다. 도수치료 관련 시장이 축소되면 병·의원은 물리치료사부터 해고할 가능성이 높다.
물리치료사 B 씨는 "한 순간에 생계가 위험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실손보험 적자 해소가 목적이라는데 보험사들은 모두 대기업"이라며 "대기업의 이익을 늘려주기 위해 서민 일자리를 줄이는 게 옳은 방식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물리치료사 C 씨는 "어차피 오래 일하기 힘들어졌다는 판단에 요양원, 재활의료원 등으로 이직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여럿"이라고 했다. 요양원이나 재활의료원 소속 물리치료사는 한방병원, 정형외과 등에 비해 수입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업무량이 적고 직업안정성이 높은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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