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 환율↑·성장률↓…고민 깊어지는 한은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11-21 17:10:06
"한은, 11월 금통위 동결할 듯…내년에도 쉽게 못 내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한국 경제를 뒤흔들면서 한국은행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미 원·달러 환율이 솟구치고 고물가가 우려되면서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의 고관세 공약 탓에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위험이 관측되면서 한은이 금리인하를 이어가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단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0.3%포인트 하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2%에서 2.0%로 0.2%포인트 낮췄다.
미션단은 발표문에서 "불확실성이 높고 하방 리스크가 큰 편"이라며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5%에서 2.2%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에서 2.0%로 각각 0.3%포인트 및 0.1%포인트씩 하향했다.
주된 배경은 고관세로 대표되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란 염려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상품에 10~20%의 기본 관세를, 중국산에는 60%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했다.
앤드루 틸튼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고관세 정책 탓에 중국뿐 아니라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한국, 대만, 베트남 등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실제 관세 인상은 2026년부터일 것"이라면서도 "만약 예상보다 관세 인상이 빠르면 내년 성장률이 1%대에 머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를 회복하려면 일단 금리를 낮추는 게 필요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출은 국내 금리와 큰 연관이 없지만 내수 회복에는 금리인하가 큰 도움이 된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금리인하가 늦어지면서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한은이 실기했다고 지적했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미션단장은 전날 "한국은 장기적인 물가 기대 수준이 굉장히 안정적"이라며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적절해 보인다"고 권했다. 다소 속도를 늦추더라도 지속적인 금리인하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불안한 건 사실이지만 더 이상 금리인하를 늦추다가 증권시장이 붕괴되고 실물경제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자영업 경기가 최악인 점도 고려해야 하므로 한은이 오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내년 상반기에 한두 차례 더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미 1400원대를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은 금리인하에 걸림돌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금리인하에 비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가능성도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은 올해 더 이상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한은이 11월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1, 2회 가량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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