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1조 사기' 연루 고위직 경찰 변호 논란
전혁수
jhs@kpinews.kr | 2024-04-29 17:12:11
구 전 청장 당시 직급 치안정감…지금이면 공수처 수사대상
금융피해자연대 "윤 대통령, 오 후보자 공수처장 지명 철회해야"
공수처 "오 후보자, 공동변호인단 일원으로 1심 재판에만 참여"
고위 공무원 범죄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처장(이하 공수처장)에 지명된 오동운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사기 업체 청탁을 받아 경찰 인사에 개입한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을 변호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 변호사를 차기 공수처장으로 지명했다. 오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통과하면 임기 3년의 제2대 공수처장에 오른다.
공수처는 3급 이상 고위 공무원,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의 범죄에 대해 수사, 공소제기 등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오 후보자가 변호한 서울경찰청장은 직급상 치안정감으로 공수처 수사 대상이다.
29일 KPI뉴스 취재 결과, 판사 출신 오 후보자는 지난 2017년 11월 구 전 청장 변호를 맡았다. 당시 그는 2017년 초까지 판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소위 '전관 변호사'였다.
당시 구 전 청장은 1조 원대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인 IDS홀딩스 사건 주범 김성훈 씨 뒤를 봐준 경찰관 인사 이동에 개입한 혐의(뇌물, 직권남용)로 재판을 받았다.
김 씨는 2014년 IDS홀딩스 대외협력 업무를 맡고 있던 IDS홀딩스 회장 A씨에게 자신이 평소 금품을 제공하는 등 친분 관계를 이어온 서울 강남서 소속 경찰관 B씨 인사이동을 청탁했다. 경찰이 IDS홀딩스를 수사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관할 경찰서 담당 형사를 B씨로 교체하기 위해서였다. IDS홀딩스 회장은 A씨였지만 실질적 오너는 주범 김씨였다.
A씨는 이우현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관 C씨를 통해 구 전 청장에게 B씨 인사를 청탁했다. 실제로 B씨는 1계급 특진하며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IDS홀딩스 사건을 담당하는 지능팀에 배치됐다.
이후 김성훈은 B씨로부터 IDS홀딩스 수사정보를 빼냈는가 하면, 반대로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다른 업체에 대해서는 B씨에게 수사청탁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016년 9월 검찰이 내사 끝에 IDS홀딩스를 압수수색할 때까지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그 사이 피해액은 1조2000여억 원으로 불어났다.
법원은 '배달 사고' 가능성을 거론하며 구 전 청장의 뇌물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가 B씨 인사에 개입했다는 검찰 측 주장은 받아들여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현재, IDS홀딩스 피해자들은 구 전 청장을 변호한 오 후보자가 공수처 수장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해 변호한 것 자체가 문제될 일은 아니지만, 공수처장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IDS홀딩스 사건으로 수억 원을 날린 한 피해자는 "피해를 키우는 데 일조한 사람을 변호한 사람이 공수처장이 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더구나 오 후보자가 변호했던 사람은 공수처 수사대상인 고위공직자 아니냐"고 말했다.
금융피해자연대도 전날 성명을 내고 "1조 원대 다단계 사기꾼의 청탁을 받고 직권남용을 한 부패한 고위직 경찰을 변호한 전력이 있는 오 후보자가 제대로 공수처장 직무를 처리할 수 있는지 극히 의문이 든다"며 "윤 대통령은 오 후보자의 공수처장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DS홀딩스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공수처는 "우선 해당 사건으로 고통을 겪으신 피해자분들께 위로를 드린다"면서도 "더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국민 모두에게 적용되는 헌법상 기본권임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오 후보자는 소속 법무법인으로 의뢰된 해당 사건의 공동변호인단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의뢰인의 1심 재판만 맡아 변호 활동을 했다"며 "그 결과 의뢰인은 1심에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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