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차선 바꿀 때 됐으나 시장 기대감 과도"…금리인하 언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7-11 17:07:00
금리인하 기대감에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 경계
"물가 둔화 추세 지속…이르면 8월 금리인하"
"환율 높아 한은이 연준보다 빨리 내리진 못할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 변경을 시사하면서도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 전문가들의 예상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이후 1년6개월째 이어지는 역대 최장 기간 금리동결이다.
금융통화위원 6명이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지지했으나 3개월 후 움직임에는 의견이 달랐다. 4명은 3개월 후에도 금리동결이 옳다고 봤으나 2명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라 차선 변경을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나온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도 "금리인하 시점을 검토하겠다"는 문구가 포함돼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통계청 집계)은 2.4%로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3개월 연속 2%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 자칫 기대감이 부동산 자산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 총재는 지난달 12일 한은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밝힌 '천천히 서두를 것'이란 입장을 유지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인하 사이클이 머지않았다는 걸 표하면서도 자칫 과한 기대가 시장을 어지럽히는 걸 경계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 입장이 선명치 않으니 전문가들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다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보다 먼저 내리진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 근처라 너무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춰 환율이 훌쩍 뛰면 큰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한은은 10월에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10월 인하를 점쳤다.
선제적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의견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8월에 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한은은 연준보다 먼저 8월부터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소 연내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욱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같은 의견을 표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내수 진작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거듭 선제적 금리인하를 강조하고 있다"며 "이를 한은이 계속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 등 금리인하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다른 국가들도 금리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주요국 중 유럽연합(EU), 스위스, 캐나다 등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낮췄다. 국민의힘의 송언석 의원도 "선제적 금리인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연내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은은 금리를 충분히 못 올렸기에 내릴 타이밍도 잡기 어렵다"며 "연준이 내린 뒤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금리인하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