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고공비행·주가는 곤두박질"…SK하이닉스, 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4-25 17:24:12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 후 주가 5% 넘게 급락…삼성전자도 부진
"호재 선반영된 데다 거시 환경 비우호적…랠리는 기대 어려워"

SK하이닉스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고도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깜짝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추락한 삼성전자와 닮은꼴이다.

 

호재가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데다 거시 환경이 좋지 않아 세간에서 이야기되는 '10만전자'·'20만닉스'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2조4296억 원, 영업이익은 2조886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5조881억 원) 대비 144.3% 늘어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3조4023억 원)보다 6조 원 이상 급증하며 흑자전환했다.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뉴시스]

 

하지만 주가는 무너졌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5.12% 급락한 17만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도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부진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 원(잠정실적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931.25% 폭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 원)을 1분기만에 능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2.93% 하락한 7만6300원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전인 4일 종가(8만5300원) 대비 10.6%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은 호조세를 달리며 전체 수출을, 나아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5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었다. 반도체 수출은 43.0% 급증했다. 1~3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2.8%, 반도체 수출은 48.2%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은 1.3%로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전망치(2.2%)를 넘을 듯하다"며 기대 이상의 성과에 반색하고 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성장률에 0.6%포인트 기여했다.

 

미래도 밝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견조한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대에 따른 실적 차별화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를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와 HMB 수요 증대를 이유로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2위 기업이라 업황에 민감하다. 또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가 주목받으면서 여기에 필수 부품인 HBM 수요도 증가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HBM 시장의 90%를 점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10만전자와 20만닉스 기대감이 뜨겁다.

 

그럼에도 실제 주가는 저조한 흐름이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호재가 선반영돼 두 반도체기업 모두 작년 최악의 실적을 낼 때부터 주가가 오름세를 탔다"며 SK하이닉스는 최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점도 지적했다. 주가가 많이 뛰었기에 조정을 받는 중이란 의미다.

 

거시 환경도 좋지 않다. 탄탄한 미국 경제와 고물가 탓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강경한 긴축 기조를 내비치면서 증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가 전체적으로 부진하니 두 반도체기업에도 안 좋은 영향이 가고 있다. 

 

강 대표는 10만전자·20만닉스 등 주가가 랠리를 탈 거란 세간의 추측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했다. 그는 "삼정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입으로는 '저평가'를 외치면서 보유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려는 세력이 나올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의할 것을 권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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