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부당대출 죄송…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질 것"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10-10 17:18:22
任 "우리은행에 소극적 문화 있어…내부통제 강화 노력"
김병환 "정책금융 둔화는 저소득층 주거 안정에 부정적"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10일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제가 잘못해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리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린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 2020년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에 대해 350억 원 규모 부당대출이 있었다. 또 지난 6월 경남 김해 우리은행 지점 대리급 직원이 대출 서류를 조작해 100억 원을 횡령하는 등 금융사고 여러 건이 터졌다.
의원들은 국감에서 우리은행의 '사고 둔감증'을 여야 없이 질타했고 임 회장은 '낮은 자세'로 신중하게 대응했다.
임 회장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사퇴를 압박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선 "인사 개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금감원장의 우리금융 언급은 부당대출 사건을 계기로 기업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우리은행은 통합은행이자 오랫동안 민영화되지 못한 문제 때문에 분파적이고 소극적인 문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취임 후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을 설치하는 등 이를 혁파하려 했으나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고 자성했다. 이어 "조직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 기업문화 혁신 등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임 회장은 주요 금융그룹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혁신을 약속함으로써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만 남겨놓은 동양·ABL생명 인수를 완료하려는 목적인 듯하다"고 진단했다. 혹시라도 부당대출 등으로 보험사 인수에 불똥이 튀는 걸 막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가계대출의 지나치게 빠른 증가세도 도마에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8월 가계대출은 총 35조1000억 원으로 전년동기(16조9000억 원)보다 2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신생아특례대출, 버팀목·디딤돌 대출 등 정책금융이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정부가 빚내서 집 사라고 부추긴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정책금융이 둔화하면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이나 전세 입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증가 속도는 조절해야겠지만 전반적인 균형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대출이 8월엔 크게 늘어났지만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된 9월엔 증가폭이 둔화됐다"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연간 경제성장률 내로 관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결국 금융당국은 지금처럼 은행만 닦달할 뿐, 정책금융을 파격적으로 조일 생각은 없어 보인다"며 "신생아특례대출 소득요건 완화도 결국 실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현재 부부 합산 연 1억3000만 원인 신생아특례대출 소득요건을 3분기부터 2억 원으로 완화화려 했으나 가계대출 급증 주범으로 지목되자 일단 연말로 완화 시점을 연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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