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거듭 올려도 가계대출 증가세 지속, 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7-29 17:09:48

서울 아파트값 18주 연속↑…마음 급해지는 매수 대기자들
정책금융 저리자금 조달…"정책금융 안 조이면 백약이 무효"

은행들이 가계대출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잇달아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선 은행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나기 힘들고 결국 정부가 정책금융을 조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29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이달 들어 벌써 네 번째 인상이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이달 들어 세 번째다. 하나은행은 이달 초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4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올리는 등 이달 들어 두 차례 금리인상을 실시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24일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상향했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차주의 원리금상환부담이 커져 가계대출 수요도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들이 거듭 금리를 올리는 데도 가계대출은 줄지 않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의 지난 2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3조3072억 원으로 지난달 말(708조5723억 원) 대비 4조7349억 원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4월 4조3433억 원 5월 5조3157억 원 6월 5조8467억 원 등 매월 확대 추세다. 7월에도 5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 금리인상의 효과가 느껴지지 않는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핵심 원인은 집값 상승과 정책금융"이라며 "현 상황에서 은행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꼬집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0% 오르며 1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8년 9월 둘째주(0.45%)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거래도 활발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7209건)은 2020년 12월(7745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2000건대에 머물던 거래량이 3월 4000건을 돌파하더니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급매물이 나오면 순식간에 거래가 체결된다"며 "집값이 계속 오르고 거래는 활발하니 매수 대기자들의 마음이 점점 더 급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집값이 더 뛴다"는 예상에 매수 대기자들이 마음이 급해지면 이자부담이 조금 늘어나는 것 정도는 개의치 않게 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더 빨리 은행에 대출금리 인상을 종용해야 했다"며 "지금은 이미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금융'이라는 우회로도 있다. 최저 연 1%대인 신생아특례대출이나 최저 연 2%대인 디딤돌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차주들에겐 은행이 아무리 자체 대출금리를 인상해도 영향을 줄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디딤돌대출 소득 요건을 기존 부부 합산 7000만 원에서 8500만 원으로 1500만 원 늘렸다. 지난 1월 나온 신생아특례대출 소득요건은 부부 합산 1억3000만 원인데 곧 2억 원으로 상향될 전망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연초부터 가계대출 확대를 주도한 건 사실상 정책금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정책금융을 조이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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