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어려운데"…노조 파업에 '칠만전자'도 무너지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5-30 16:59:06
"결국 엔비디아도 삼성전자 납품받을 것…중장기적 상승"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떠오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뒤져 비상이 걸렸는데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다.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뚝뚝 떨어져 '칠만전자'가 무너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론 실적 상승 기대로 주가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30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26% 떨어진 7만3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파업을 선언하면서 이틀 연속 내림세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것은 1969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파업 선언은 노사 간 본교섭이 파행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전삼노는 "먼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는데 여기에 직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는 전삼노 소속 조합원은 지난해 1만 명이 채 안됐으나 올해는 2만8000명으로 불어 사내 최대 규모가 됐다.
전삼노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다음 달 7일 하루 연차를 소진하라고 첫 지침을 내린데 이어 이날부터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버스 숙박 농성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삼노는 "총파업까지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는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시장은 파업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공개한 뒤 전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불고 있다. AI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엔비디아는 화려한 실적을 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연히 AI 핵심 부품인 HBM을 엔비디아에 납품할 수 있느냐 여부가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에겐 관건으로 떠올랐는데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뒤처졌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지난 3월부터 최초로 HBM3E(5세대 HBM) 8단 제품을 납품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 27일 20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여력이 33%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AI 수혜주 추천 목록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이 아직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는 초격차 경쟁력 복원을 위해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1일엔 반도체 사업의 수장을 전격 교체하는 '충격 요법'도 꺼내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노조 파업 선언까지 터졌으니 시장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7일 단체 연차 사용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노조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호재 없이 악재만 가득한 상황"이라며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끝내 통과하지 못하거나 파업 탓에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자칫 7만 원선이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악재가 모두 반영된 게 현 주가 수준"이라며 "7만1000원 선이 든든한 지지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론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론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한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기초 체력은 달라진 게 없다"며 "중장기적으론 주가 흐름이 괜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노조 파업 여파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 평했다. 그는 "디램 호조로 삼성전자 실적은 2분기에도 양호할 것"이라며 "HBM 역시 SK하이닉스를 따라잡는데 그리 큰 애로사항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대표는 "엔비디아도 꾸준히 성장하려면 결국 삼성전자 납품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테스트 통과를 낙관했다. 그는 "지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기 좋은 시기"라면서 "3분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연내 8만 원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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