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다발 '중소 건설'...건설안전특별법 힘 받나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7-30 17:25:43

이 대통령 "반복적 사고는 미필적 고의"
중대재해 유죄 판결 45%가 중소 건설 집중
발주자와 시공자 책임 강화 '건설안전특별법'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 근절에 발 벗고 나서면서 건설업계에 미칠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중소 건설사 현장이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더해 발주자에게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건설안전특별법안'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30일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기업에 경고를 한 건 처음"이라며 "회사 내부적으로 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각 현장마다 안전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으며 본사 차원에서 별도 지침도 마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산업 현장의 반복적 사망 사고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작심한 듯 강하게 발언했다. 이어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그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강력한 징벌적 배상 제도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 

 

▲ 경기 고양시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하는 모습. [이상훈 선임기자] 

 

건설업은 특성상 산재가 가장 빈발하는 분야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지난 3월까지 중대재해 법원 판결이 37건이었는데 이 중 건설 분야가 17건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이 29건 중 28건에서 유죄를 받았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건이 건설업이었다. 전체 유죄 판결 중 45%가량이 중소 건설사였다. 

 

중소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안전 관리 인력이 부족하고 복잡한 하도급 구조에 얽혀 있다는 것이 맹점으로 지적된다. 홍성호 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 건설사는 다수 현장에서 여러 주체가 참여하고 도급 구조도 복잡해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이행 의무를 모두 준수하기 힘든 상태"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278명으로 전년 대비 27명 줄었다. 불경기로 현장이 감소한 영향이 작용했다. 하지만 
50억 원 미만 현장의 사망자는 181명으로 전년과 같았다. 더 실효성 있는 제도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무산된 건설안전특별법이 대표적이다.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지난달 다시 내놨다.


발주자와 시공자 등 상대적으로 권한이 큰 주체들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하청 시공자와 건설 종사자들이 지는 경향이 있다는 게 배경이다.

특별법에는 
발주자는 적정한 공사비용과 공사기간을 제공하고 시공자가 안전관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등 내용이 담겼다. 

 
오랜 묵은 과제이기도 하다.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촉구 토론회에서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장은 "최종 이익 주체에게 궁극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법의 존재 이유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으로 누구의 책임인지 명확히 드러내야 하며, 건설사업의 사업주는 발주자"라고 강조했다.

 

우려도 제기된다. 유사 법령과의 중복 규제와 과잉 처벌, 관련 특별법 중복 적용 등이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언엽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근로자 안전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한다고 규율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혼란 가중이나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도 특별형법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시 처벌 대상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으론 예방에 보다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중대재해처벌법을 '중대재해 예방법'으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 의원은 "이름이 법의 취지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고, 나아가 공연히 이 법이 기업을 옥죄기 위한 것으로 비친다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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