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축복'이 부동산 불쏘시개 될라..."기대수익률 낮춰야"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6-06-23 17:25:15
"세제 정상화 통해 생산적 분야로 자금 유도해야"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 0.5%까지 끌어올려야"
지금 한국경제는 '반도체'로 대운을 맞은 상황이다. 가히 'AI(인공지능) 산업혁명의 축복'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로 벌어들인 천문학적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현상이다. AI의 축복이 "한국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갉아먹는 가장 심각한 문제, 부동산 투기"(이재명 대통령)의 불쏘시개가 될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0일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면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이유일 터다. 김 실장은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이 청년·취약계층 지원 및 미래 산업으로 연결되면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김 실장의 구상이다.
여타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는 유독 낮은 게 사실이다.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부동산 실효세율은 0.15%로 미국(0.83%), 영국(0.72%), 캐나다(0.66%) 등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3%)과 비교해도 절반 이하다.
그러면 부동산 보유세는 어디까지 올려야 할까.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점진적으로 0.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남 소장은 "보유세는 부동산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보유세 강화로 기대수익률을 낮추면 주식 매도금이나 고액 성과급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도 "부동산에 묶여 있는 자금을 생산적인 분야로 옮기려면 부동산 투자 매력을 낮춰야 한다"며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말했다.
남 소장은 또 "시장은 수익에 따라 움직인다"며 "장특공 개편으로 비거주가 불리해지면 거주 문화가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실물투자분석학과 교수는 "단지 세제 개편만으로는 부족하고 공급 확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수요자들이 세금 부담을 감수하고 주택 매수에 나설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보유세 강화가 투기 수요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낼 수 있다"면서도 "늘어난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정책 효과보다 임대차시장 불안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 축소로 실거주 수요가 늘어나면 기존 세입자가 밀려나 주거가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안재성·이수민·송채린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