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수주전 잇따라 파열음…입찰기준 변경, 일정 취소 등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9-17 17:01:43
송파한양2차, GS건설 단독 응찰로 유찰
개포우성4차, 시공사 입찰 일정 전면 취소
서울 지역 대규모 정비사업장 수주전에서 잇따라 파열음이 나고 있다. 건설사들의 반발로 입찰 기준이 변경되거나 일정 자체를 취소하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최상의 조건을 얻으려는 조합과 건설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빚어지는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재개발 조합은 오는 18일 대의원회를 열고 입찰 지침 변경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일부 건설사들의 반발에 따라 입찰 절차를 다시 밟는 것이다.
당초 성수 1지구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의 3파전 양상으로 흘러왔다. 그러나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의 입찰 기준에 불만을 나타내며 지난달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불참했다.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 기준에는 현장설명회 참석 여부가 포함됐기 때문에 두 회사의 불참은 입찰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비쳐졌다. 결국 조합은 이들이 요구한 수정 사항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조합이 지난 8일 공지한 새로운 입찰 지침은 논란이 됐던 추가이주비의 기존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100% 이내 제안 조항을 150%까지 완화하고 '조합원 로얄층 배정 금지' 조항 삭제, 천재지변·전쟁 등을 제외한 책임준공 확약 등이 완화됐다.
최초 입찰 기준에서는 △조합원 로열층 우선 분양 제안 금지 △입주시 프리미엄 보장 제안 금지 △조합원 분양가 할인 제시 금지 △금융조건 제한 △과도한 입찰자격 무효 및 자격 박탈 △과도한 책임 준공 의무 강제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찰 참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여전히 조합 측에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일 조합에 공문을 보내 "입찰지침서 문구 수정의 문제를 넘어 새로운 입찰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장 및 이사 2명에 대한 해임총회 소집요구 발의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시공사와의 밀착 의혹 때문이다.
성수 1지구는 다음 달 말쯤 시공사 입찰 재공고를 내고 내년 1월에나 총회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 중 가장 속도가 빨랐지만 이번 일정 변경으로 오는 12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예정하고 있는 2지구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송파한양2차 재건축 사업도 난항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경합을 했는데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를 포기하며 지난 4일 진행된 입찰은 GS건설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GS건설이 일부 조합원에 식사를 대접한 사실이 드러나자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용산 남영2구역 재개발 사업 입찰 과정에서 조합원에 개발 홍보를 벌이다 자격이 박탈됐고, 입찰 보증금 100억 원을 몰수당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은 두 현장에서 모두 갈등을 빚고 있다.
GS건설도 최종적으로 입찰 자격이 박탈된다면 이미 선납한 입찰 보증금 600억 원을 몰수당할 수 있다. 조합 측은 이 사안과 관련해 법률 자문을 받아 송파구에 검토를 의뢰한 상태다.
송파구 관계자는 "사실 조회 후 조합 측에 공문을 보냈는데, 어제(16일) 처음으로 조합에서 공문이 왔다"면서 "법률 자문을 받은 것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 자체 입찰 안내서와 관련 규정, 관련 법 등을 검토하고 회신하려고 한다"고 했다.
송파한양2차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입찰 관련해서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GS건설의 입찰 무효 여부는 대의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송파한양2차 입찰 재참여 여부에 대해서 "이후 상황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개포우성 4차 재건축 조합은 이달 진행하려던 시공사 입찰 일정을 취소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이 경합 구도를 그려왔는데 지난달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이 불참했고, 최근 사망 사고 여파로 포스코이앤씨도 참여가 불투명해지자 조합이 재공고를 결정한 것이다.
경쟁 입찰 구도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됐고, 건설사 한 곳의 입찰로는 조합에 유리한 조건이 제시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아직 재공고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이 특정 업체의 마감재를 지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합원 111명이 조합임원 해임안을 발의해 오는 27일 임시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큰 정비사업장들에서 공정성 문제가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그만큼 경쟁이 뜨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면서 "정책적으로 민간보다 공공 사업이 더 커지면서 앞으로 대어급 현장들에서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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