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안심환매', 근본적인 해결책 될까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6-20 17:00:27
악성 미분양 2만6422가구, 11년 8개월만 최다
위기의 건설경기 구제 vs 임시방편 엇갈린 평가
이재명 정부가 첫 부동산 정책으로 미분양 해소 방안, '미분양 안심환매'를 내놨다.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반값에 사들여 1년 뒤 되파는 안이다.
자금줄이 막힌 건설사들에게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되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793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지방에 76.5%, 5만1888가구가 몰려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계속 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6422가구로 전월보다 5.2%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 물량이 2만6000가구를 넘긴 것은 2013년 8월(2만6453가구) 이후 11년8개월 만이다.
지방 미분양 사태는 가장 심각한 부동산 문제로 꼽힌다. 새로 집권한 이재명 정부도 미분양 해소를 첫 번째 부동산 정책으로 내밀었다.
이를 위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에 2조7000억 원 규모의 건설경기 활성화 예산을 담았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지원 8000억 원, 집행가능 SOC 조기 투자 1조4000억 원, 국립시설 개보수 5000억 원 등이다.
이 중 3000억 원은 미분양 안심환매에 쓰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의 50%로 사들인 뒤 준공 후 1년 안에 매입가격에 최소 실비용을 더해 건설사가 다시 사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만약 건설사가 기간 내 환매를 하지 못 한다면 HUG가 소유권을 확보해 공매 처분한다.
총 비용은 2조4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 중 3000억 원은 추경 예산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2조1000억 원은 HUG 자체 재원이나 채권 발행으로 충당한다는 계산이다.
2028년까지 총 1만 가구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매년 지방 미분양 주택 3000~4000가구를 사들일 전망이다. 매입 대상은 분양 보증에 가입하고 공정률 50% 이상 된 지방 아파트다.
안심환매는 당장 미분양으로 인해 자금난에 빠진 건설사들이 현금을 확보하는 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사가 중단된 현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고 이후 예상되는 분양보증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또 건설사들을 줄도산 위기로부터 구하는 등 사회적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또 미분양 증가를 막아서면 PF 부실 위험도 완화된다. 건설사가 반값 할인 분양을 통해서라도 현금을 확보하면 대출 연체나 부실화 가능성은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이번에 'PF 특별보증 및 브릿지론 저금리 전환' 등도 계획하며 건설업계의 '돈맥경화' 현상을 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낮은 가격으로라도 미분양 주택을 판매하도록 압박하는 측면에서 정부와 소비자에게도 나쁘지 않다. 미분양 주택에 대한 거품이 빠지고, 수요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자력으로 환매에 성공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날수록 정부의 손실도 줄어든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에 지방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 집값이 반값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새로운 수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반값이 된 집이 미분양으로 이어질 경우 주변 시세가 더 떨어지고 경기 위축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사들이 활발히 참여할 지도 의심을 받는다. 반값에 판다는 것은 그만큼 손해를 보는 셈이다. 더욱이 1년 이내에 되팔지 못 하면 소유권이 넘어가기 때문에 추후 미분양 가구를 통한 임대 등 또다른 수익 창출의 기회를 잃게 된다. 부도 위기에 몰린 극한 상황의 건설사가 아니라면 참여를 주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환매까지 이루어지는 케이스는 일단 분양단계까지만 가면 팔릴 만한 사업장일 가능성이 높다"며 "공공의 인위적인 개입이 과도할수록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중간에 일시적 자금경색이 발생한 등의 사업장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건설경기의 회복과 반전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관측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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