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소녀상에 침 뱉어"…잡고 보니 한국인
김혜란
| 2019-07-06 16:50:31
경기 안산에서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4명이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용의자를 잡고 보니 모두 한국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6일 모욕 혐의로 A(31) 씨와 B(25) 씨 등 한국인 남성 4명을 형사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 씨 무리는 이날 0시 8분께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이를 제지하는 시민과 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를 목격한 시민 2명이 각각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자들은 A 씨 무리 중 1명이 일본어를 구사한 점을 근거로 이들이 일본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A 씨 등 4명과 이들을 제지한 시민이 모두 현장을 벗어난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인근 CC(폐쇄회로)TV를 토대로 사건 발생 15시간여 만인 오후 2시 55분께 A 씨와 B 씨를 검거했다. 또 이들 일행인 다른 남성 2명에게도 연락을 취해 경찰서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신고자들의 추정과 달리 A 씨 등 4명은 모두 한국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A 씨 등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소녀상을 보고 장난기가 발동해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에서 "술기운에 소녀상에 침을 뱉고, 이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면서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제지하는 시민에게 일본어를 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 등이 침을 뱉은 대상이 사람이 아닌 조형물에 해당하지만, 모욕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소녀상은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별도의 관리 주체에 의해 유지·보수된다. 이 때문에 침을 뱉는 등의 행위가 소녀상 관리 주체, 나아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모욕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자행한 일본 극우 인사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것과 동일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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