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다시 늘었다…전셋값 상승에 '대출 봉쇄' 불안 겹쳐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8-13 17:01:15

8월 들어 1주일새 5대 은행 가계대출 1.9조 ↑
대출 문 좁아져 "미리 빌려두자" 수요 쏠림

'6·27 대출 규제' 후 다소 진정되는 듯 하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달 들어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에 더해 "연말 은행 대출이 막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60조8845억 원으로 전월 말(758조9734억 원) 대비 1조9111억 원 늘었다.

 

하루 2730억 원씩 불어난 셈이다. 지난달 같은 기간 일 평균 가계대출 증가폭(1335억 원)의 두 배가 넘는다. 6·27 대출 규제 시행 전인 6월 같은 기간(2251억 원)과 비교해도 479억 원 더 많다. 이 추세가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월간 증가액이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8월(9조6259억 원)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집값 급등 파도를 타고 가계대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3월 1조7992억 원, 4월 4조5337억 원, 5월 4조9964억 원, 6월 6조7536억 원으로 뛰었다. 그러다 6·27 대출규제 영향으로 7월엔 4조1386억 원으로 축소됐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그러나 8월이 되자마자 가계대출 증가액이 다시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주된 원인으로는 전셋값 상승세가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5% 올라 2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곳곳에서 전셋값이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올해 주요 입주 단지가 입주를 끝마치면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 전셋값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6·27 대출규제도 전셋값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금지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실거주를 강요함으로써 전세 매물 축소를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소장은 또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6억 원으로 제한하면서 매수 수요자들이 전세로 돌아선 점이 전세 수요를 확대시켰다"고 판단했다.

 

김제경 소장과 김인만 소장은 모두 내년엔 올해보다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 전셋값이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셋값이 뛰는데 6·27 대출규제로 전세대출을 받기 힘들어지자 세입자들이 신용대출로라도 전세보증금을 충당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8월 들어 7일까지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 가운데 신용대출이 1조693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전체 신용대출 증가액(4334억 원)을 이미 크게 뛰어넘었다.

 

이미 여러 모로 가계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은행들이 거듭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흐름도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10월 말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청을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10월 말까지 신규 주담대에 모기지보험(MCI)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므로 사실상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야기한다.

 

IBK기업은행도 이날부터 다른 은행으로부터의 대환 전세대출을 중단했다. 동시에 비대면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축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이러다 작년 말처럼 사실상 은행 대출이 막히는 것 아니냐고 자주 문의한다"며 "최근 불안감 때문에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쏠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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