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세이도, 원료비 상승에 화장품 가격 인상…국내 화장품 업계 영향은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 2026-11-03 17:14:46
아모레퍼시픽 글리세린 매입단가, 2024년 대비 75.3% 상승
국내 ODM 업계 "원료 조달 여건 달라…가격 인상 신중"
국내 화장품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원재료값 상승이 업계의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SHISEIDO)가 원료비 상승 등을 이유로 내년 초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가격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 관세청 통관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산업통상부의 '10월 수출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 화장품 수출액은 약 125억6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6%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114억1800만 달러를 10개월 만에 넘어섰다.
수출 성장세 속에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의 글리세린 등 원료 매입단가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업계는 기업마다 원료 조달 여건과 비용 구조가 달라 일부 원료값 상승이 곧바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시세이도는 내년 1월 14일부터 크림과 세럼 등 일부 화장품의 일본 판매가격을 인상한다. 가격 인상 대상은 총 13개 품목으로, 인상률은 약 2.9~16.7%다. 시세이도는 원료비 상승을 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주요 제품인 '바이탈 퍼펙션 어드밴스 크림'은 1만5950엔(약 13만5000원)에서 1만7600엔(약 14만9000원)으로 약 10.3% 오른다. '베네피앙스 브라이트닝 젤 크림'은 1만450엔(약 8만9000원)에서 1만1000엔(약 9만3000원)으로 약 5.3% 인상된다. 일부 리필 제품도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화장품 원료인 글리세린의 매입단가가 상승했다. 글리세린은 피부에 수분을 끌어당기는 보습제로, 크림과 로션·세럼 등 다양한 화장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원료다.
코스맥스(Cosmax)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글리세린 매입단가는 지난해 1780원에서 올해 상반기 2200원으로 23.6% 올랐다.
아모레퍼시픽(Amorepacific) 올해 반기보고서에서도 화장품 원료인 글리세린 매입단가는 지난해 kg당 1704원에서 올해 상반기 2025원으로 18.8% 상승했다. 2024년 1155원과 비교하면 약 75.3% 오른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원재료 가격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시장 수요와 환율 변동 등을 제시했다.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할 경우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같은 양의 원료를 구매하더라도 원화로 환산한 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완제품은 판매가격도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자음2종'은 지난해 14만 원에서 올해 상반기 15만 원으로 약 7.1% 인상됐다. 다만 설화수의 가격 인상이 원재료비 상승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재료값 오른 국내 화장품 업계…가격 인상에는 '신중'
국내 화장품 업계는 원료비 상승이 곧바로 납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ODM(연구·개발·생산) 업계 관계자는 "여러 국가에서 원료를 조달하고 있어 아직 원가 상승에 따른 체감 영향은 크지 않다"며 "고객사마다 사용하는 원료와 조달 여건이 달라 일부 원료 가격이 올랐다고 전체적인 원가 상승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ODM 업계 관계자는 "과거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플라스틱 등 포장재 가격 인상 우려가 있었을 때도 납품가격 인상을 자제했다"며 "고객사와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원료비뿐만 아니라 유통 비용과 시장 환경·환율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며 "업계에서는 환율과 원재료 가격 변동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구매처 다변화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원가 부담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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