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부터 명륜진사갈비까지…'더 센' 공정위 전방위 압박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9-08 17:22:39
대한항공 좌석 밀집 계획 철회, '몸 사리기' 해석
공정위 인력 20% 확대 전망…참여연대 "규제 강화"
재계는 우려 표시…공정위, 유진그룹 현장조사 착수
"명륜당과 관련해 프랜차이즈 내부거래 문제는 상당히 심각한 것 같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해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엄정 조치해야 되고 그 조치의 강도도 실효성 있게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명륜진사갈비 운영사를 두고 한 말이다. 명륜당은 가맹사업본부가 특수관계에 있는 대부업체에게 자금을 대여해주고 이를 통해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고금리 대출을 유도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업체다.
'더 센'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방위적인 칼날을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의 '갑질' 방지 제도 개혁과 규제 강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문제 소지가 있는 기업들에게는 직접적으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 다발 기업인 SPC를 찾아가 장시간 근무 체계를 바꾼 것처럼 공정위도 실제적인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위의 역할과 위상은 강화될 것이고 그만큼 기업들에게는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항공이 일부 이코노미석 배열 구조를 9석에서 10석으로 밀집 배치하려던 계획을 지난 7일 철회한 것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악화된 여론과 함께 공정위를 의식한 '몸 사리기'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주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좌석 배열 문제와 함께 프리미엄석 과장 광고를 주장하자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효성그룹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청문회에서 효성그룹이 2021~23년 자동차 딜러사인 마이스터모터스와 중앙모터스를 계열사에서 제외한 자료를 제출했고 이전에도 허위 자료 제출이 있었는데도 공정위로부터 지난해 경고 처분을 받는데 그쳤다는 점을 추궁했다.
주 후보자는 "당연히 가중 처벌을 해야 된다"면서 "이렇게 허위 제출이 잦으면 경고가 아닌 훨씬 더 중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윤석열 정부 시절 각종 공사 과정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현대건설의 대통령실 공사 수주 관련 비리 의혹을 언급하며 형법상 제3자 뇌물 제공 행위가 아니냐고 묻자 주 후보자는 "제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그렇다고 알고 있다. 취임하게 된다면 아주 세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공공 공사 전수조사 여부에 대해 "임명되고 나서 살펴보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때 대통령실 홍철호 전 정무수석 일가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굽네치킨의 편법 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임명이 된다면 잘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현안인 온라인 플렛폼 규제와 관련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주 후보자는 "배달앱이라든지, 어떻게 보면 혁신이라기보다는 선발자가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해 작은 혁신만 가지고서 지대를 추구하는 그런 시장에는 사전 규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8일 YTN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의 총수 일가 부당지원과 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현장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언론시민사회 단체들의 신고에 따른 것인데, 주 후보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가)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초 취임 직후 공정위의 인력 확대를 검토하라고 지시해 관련 예산이 내년 예산안에 반영됐다. 현재 인력의 20%가량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가 같은 달 롯데건설에 대한 하도급대금 미지급 조사에 나서자 곧바로 이자까지 붙여 전액지급하는 일도 있었다. 공정위의 힘을 보여주는 사레였다.
시민사회의 요구도 강하다. 참여연대는 최근 주 후보자에 정책질의서를 보내 "대기업 집단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 내부 거래와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경제력 집중, 편법 승계를 통한 부의 대물림을 차단하고 중소기업과 시장참여자들이 고루 성장할 수 있는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뜩이나 이재명 정부 들어 상법 개정과 '노란봉투법' 등으로 경영계에 대한 압박은 강화되고 있는 터라 엎친데 덥친격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날 "공정한 룰을 마련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규제가 강화되면 기업의 경영 활동과 투자에 위축을 가져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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