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환율 급등" "배달앱 부담"…식품·외식업계의 항변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5-06-13 16:47:38
"공공 배달앱 지원 확대해 달라" 요청도
소비자단체 "원재룟값 떨어졌는데 왜 반영 안하나"
정부가 물가 대책을 추진하면서 식품·외식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공백기에 가격 인상이 집중됐다는 점에서 비판의 강도가 더해진다. 하지만 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에너지 등 비용이 커져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3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주재 식품·외식 물가 간담회에서 관련 업계는 "최근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은 비상계엄 이후 환율 폭등과 인건비 문제로 경영 환경이 악화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도 "최근 식품·외식 물가 상승 추세는 기후변화 등에 따른 원재료 국제가격과 환율 상승, 인건비 증가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짚었다. 업계의 고충을 이해한다는 인식이었다.
그는 "업계는 업계대로 원가 부담에 따른 애로를, 소비자인 국민들은 매일 매일 물가 상승에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느끼며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라면 가격 등을 언급한 이후 마련된 자리다.
김명철 식품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원자재 가격 폭등, 인건비·에너지 비용 상승 등으로 경영난을 겪어왔으나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왔다"고 말했다.
윤홍근 한국외식산업협회 회장(BBQ그룹 회장)도 "임차료,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오른 것"이라며 "외식업주들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너무 큰 것이 가장 문제인데, 매출의 30∼40%가 배달앱 수수료로 나가니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난다"며 "공공 배달앱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의 비판은 거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작년 하반기부터 60여 개 식품업체가 가격을 올렸다"며 "가공식품 업계는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소비자 가격에 조속히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라면의 주 원재료인 원맥(소맥분)의 가격은 2023년에 전년 대비 13.1%, 지난해 11.6% 각각 하락했지만 오히려 라면 가격은 올랐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동원F&B 등 대부분 식품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정권 초기마다 물가 안정을 기조로 내세우기 때문에 매번 긴장하게 된다"며 "지난 정부 때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했으나 원재료 이외에도 모든 제반 비용이 상승해 어쩔 수 없이 몇 년만에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외식업체 중에선 특히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이 줄지어 이뤄졌다. 올 1월부터 가격을 인상한 업체는 △스타벅스 △할리스 △폴바셋 △파스쿠찌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더벤티 △컴포즈커피 △메가MGC △빽다방 등이다. 이디야커피는 배달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제빵업계도 대폭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2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빵과 케이크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다. 지난 3월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빵과 케이크 가격을 평균 약 5% 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올해 처음 1%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가공식품 물가는 4.1%, 외식 물가는 3.2% 올라 대조를 보였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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