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만날 날이 있겠지"…이산가족 2차상봉 종료

권라영

| 2018-08-26 15:44:55

오후 1시 20분께 남측 가족 금강산 출발
남북, 올해 안 제22차 상봉행사 협의

그리워한 세월에 비해 짧기만 했던 2박3일간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남북 이산가족이 26일 작별상봉을 마치고 귀환길에 올랐다.

남북 이산가족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금강산호텔에서 3시간 동안 작별상봉 겸 공동오찬을 가진 뒤, 오후 1시 20분께 금강산을 출발했다. 


앞서 이산가족은 지난 24일 3시 15분부터 2시간동안 진행된 단체상봉을 통해 상봉 행사를 시작했다. 60여 년 간 떨어져 있던 가족을 만난 기쁨은 같은 날 7시쯤 개최된 환영만찬에서도 이어졌다.

둘째날인 25일에는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한 뒤,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 15분까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을 했다.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남측 강두리(87)씨가 북측 언니 강호례(89)와 대화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또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앞둔 작별상봉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북측의 오빠 리인우(88)씨와의 작별을 앞둔 이경자(74)씨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이씨는 "아쉽지만 만나면 헤어져야하니까 어쩔 수 없다"면서 "그냥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애써 덤덤하게 말했다.

남측 최고령자 강정옥(100·여)씨의 북측 동생 강정화(85)씨는 "(언니가) 사망했다 생각했는데…너무 좋다"며 울먹였다. 그러자 정옥씨는 "아이고 감사합니다. 같이 삽시다"라며 웃어보였다. 정화씨는 "그러면 얼마나 좋겠냐"며 "마음은 그러나 할 수 없지 작별해야 돼"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북측 언니 박영희(85)씨는 전날 잠을 못 자서 수면제를 먹고 잤다. 남측 동생 유희(83)씨도 지난 밤에 한숨도 못 잔 건 마찬가지였다.

유희씨는 휠체어에 탄 언니를 안으며 "다시 만날 날이 또 있겠지?"라며 "이게 무슨 불행한 일이야, 가족끼리 만나지도 못하고"라고 말했다. 영희씨가 "통일이 되면…"이라고 말하자 유희씨는 "그 전에 언니 죽으면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영희씨는 "내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라고 재차 말하며 동생을 달랬다.

정영기(84)씨가 북측 오빠 정선기(89)씨를 보고 통곡하자 선기씨는 "이 오래비가 지혜롭지 못했다"며 "내가 큰 죄를 지었어"라고 말했다. 정씨 남매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북측 보장성원도 눈시울을 붉혔다.

손편지와 집주소를 교환하는 가족들도 많았다. 목원선(85)씨와 원구(83)씨는 북측 형 목원희(86)씨에게 집주소가 써진 봉투 뒷면에 "사랑하는 우리 형님 잘 뵙고 돌아갑니다"라며 "부디 행복하고 다시 뵐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라고 적었다.

남북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2회차에 걸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했다. 1회차 때는 남측에서 89가족 197명이, 2회차 때는 81가족 326명이 방북해 북측 가족을 만났다. 전날 2차 상봉단 중 1명이 남측 병원으로 후송되고 가족 중 1명이 동반하면서 상봉단 324명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25일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단체상봉이 끝난 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용일 북측 단장과 21차 행사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올해 안에 한 번 더 하기로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날짜 등은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현재와 비슷한 규모로 한다"며 "제 생각에 연내에 한다고 했지만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잘 되면 10월 말쯤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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