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도 AI가 접수?…"미 연준 업무 절반 AI로 대체 가능"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 2026-06-02 16:57:23
"공개시장운영 등 업무시간 50% 이상 절감 가능"
한은 "AI 도입보다 조직저항 극복이 더 어려웠다"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업무의 절반 이상을 AI가 수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한국은행 국제 컨퍼런스에서 공개됐다.
소피아 카지닉(Sophia Kazinnik) 미국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일 한은에서 열린 '2026 BOK 국제 컨퍼런스'한은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과 연준(AI and the Fed)' 논문을 발표했다. 연준 업무의 절반 이상을 인공지능(AI)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소피아 박사는 분석을 위해 'AI 증강가능 노동시간' 개념을 활용했다. 이 개념은 생성형 AI를 실무에 도입했을 때 작업의 품질 저하 없이 소요 시간을 대폭 단축하거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잠재적 노동 시간을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소피아 박사는 미 연준 내 직무 360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AI 도입 시 연준의 지식 생산성이 광범위하게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욕연준이 담당하는 공개시장운영(OMO) 분야에 AI를 활용하면 연간 약 117만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OMO는 국채 등 유가증권 매매로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중앙은행의 대표적 통화 정책이다.
이 외에도 현금 운영(Cash Operations), 국채 서비스(Treasury Services) 분야에서 미 연준 전체 업무시간의 약 53~55%가 AI로 대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됐다.
소피아 박사는 앞으로 미 연준 등 중앙은행의 성공적 AI 도입을 위해 세 가지 직무 교육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는 △AI 시스템과 직원들이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위한 기본 역량(literacy) 교육 △AI 활용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업스킬링(upskilling) 교육 △AI 시대에서 새로운 경력 모색을 위한 리스킬링(re-skilling) 교육이다.
해당 발표에서는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은행의 사례도 소개됐다. 한국은행의 경우, AI 도입에 적극적인 중앙은행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2020년 디지털혁신실 신설을 시작으로 2022년 내부 데이터 플랫폼 바이더스(BIDAS)를 구축했다. 올해 1월에는 생성형 AI '보키'(BOKI)가 실무에 도입됐다. 아직 여러 한계점이 존재하지만, 세계 최초 중앙은행 소버린 AI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선도적인 시도 뒤에는 조직 내부의 현실적인 고충도 있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민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박사는 보키에 대해 설명하며, "보키 도입 당시 인프라 구축보다 변화에 저항하는 분위기가 더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는 "리더가 나서서 변화를 이끌어줘야 한다"며 AI 도입을 위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박사는 AI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앞서 언급한 직무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며, 한국은행도 현재 AI와 관련된 다양한 직무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시작된 한국은행 '2026 BOK 국제 컨퍼런스'는 '중앙은행, 그리고 화폐의 미래'라는 주제로 이틀 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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