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바뀐 서울 부동산…상승 이끌던 비강남권도 '주춤'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11-06 17:17:51

강남·서초 아파트값 13주째 하락, 송파는 9주 연속
전체 상승 이끌던 강북 등 외곽 지역 상승도 둔화
매매·임대 거래 줄고, 적체 심화 '하락 전조' 평가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던 강북권과 외곽 지역의 아파트값 오름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91주 연속 상승했지만, 비강남권에서도 종전 거래가를 밑도는 매매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매매·전세·월세 시장 모두 거래량은 줄고 매물은 늘면서 시장 활력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가격 조정이 확산할지 판단하려면 후속 거래의 가격과 거래량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강남3구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강남권 지역인 강북권과 외곽 지역들의 오름세도 주춤해졌다. 확실히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강남권의 가격 조정이 서울과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압구정 현대 아파트 단지 모습. [이상훈 선임기자]

 

6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값은 1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 8월 10일 하락 전환한 이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도 9월 첫째 주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강남3구가 모두 두 달 넘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전체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강남권의 가격 조정이 길어지고 비강남권의 상승세도 둔화하면서 시장의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 부동산 빅데이터실 분석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최근 일주일(10월 29일 ~ 11월 4일) 동안 거래된 강남 3구 아파트 중 5% 이하의 하락거래는 모두 16건이 나타났다. 송파구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6건, 서초구 2건 순이었다. 이 기간 10% 이상 하락한 거래는 3건으로 집계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빅데이터실랩장은 "이번 거래의 특징은 하락 사례가 특정 지역이나 상품 유형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반포의 초고가 신축 아파트부터 개포·대치동의 중소형 아파트, 잠실의 대단지, 문정·가락동의 중저가 아파트까지 가격 조정이 폭넓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 2026년 하반기 강남3구 아파트값 하락 추이. [한국부동산원]

 

강북·구로 등 외곽 상승 둔화…성동·용산도 하락거래

 

눈여겨볼 대목은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강북권과 외곽 지역의 오름세까지 주춤해졌다는 점이다. 강남3구의 하락에도 91주 연속 서울 집값 상승세를 뒷받침했던 비강남권에서도 하락 거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2일 기준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서울 자치구는 성북구(16.90%)였다. 서대문구(14.42%), 강서구(13.33%), 구로구(13.32%), 동대문구(13.05%)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들 지역에서도 이전 거래보다 가격을 낮춘 매매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동아1차 전용 84㎡는 지난달 15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전달 기록한 최고가 16억1500만 원보다 75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강북구 번동 번동솔그린 전용 84㎡는 지난 2일 6억1000만 원에 팔렸다. 지난 7월 같은 면적의 거래가인 6억4000만 원보다 3000만 원 낮았다.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도 지난 3일 7억9000만 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달 21일 기록한 최고가 8억4800만 원보다 5800만 원 낮은 가격이다. 

  

▲ 서울 비강남권 아파트 하락 거래 사례. [국토교통부]

 

올해 상승세가 가팔랐던 동대문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전농동 SKY-L65 전용 84㎡는 지난 3일 18억8400만 원에 팔렸다. 지난 7월 거래가인 21억4000만 원보다 약 4개월 만에 2억5600만 원 낮아졌다.

 

성동구와 용산구 등 한강벨트에서도 종전 거래가를 크게 밑도는 매매가 확인된다.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파크힐스 전용 59㎡는 지난 9월 24억2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이보다 5억3000만 원 낮은 18억9000만 원에 팔렸다.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대림 전용 149㎡는 지난 9월 31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 기록한 최고가 43억 원보다 12억 원 낮은 금액이다.

 

▲ 2022년과 2026년 서울 아파트 거래량 추이.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실]

 

최근 3개월간 매매·전세·월세 시장에서는 거래량이 줄고 매물이 늘어나는 흐름이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매뿐 아니라 임대차 시장에서도 거래가 주춤하면서 시장에 매물이 쌓이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던 2022년 하반기와 닮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초빙교수는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주택을 매입하려던 '잠재 수요'도 한계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함 랩장은 "이번 하락 거래는 강남권 주택시장에서도 매도자의 희망가격보다 매수자의 자금 여력과 가격 판단이 거래 성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강남권의 가격 조정이 일시적인 급매물 소화 과정인지, 시장 전반의 하향 조정으로 이어질지는 후속 거래의 가격과 거래량이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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