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도 새벽배송 경쟁…학성새벽시장, 소액 주문도 무료배송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6-09-29 23:25:30

학성새벽시장, 초기 180→300가구로 확대… 재주문율 50% 넘어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놓고 갈등 격화
"이커머스와 역차별" vs "골목상권 무너진다"

슈퍼마켓과 대형마트,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배송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전통시장도 배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울산 학성새벽시장은 최소 주문금액과 배송비 없이 농수산물을 다음 날 새벽 집 앞까지 배송하며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29일 울산 학성새벽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매주 월~토요일, 하루 평균 40여건을 새벽배송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매출액은 1700만 원에 달한다.

 

학성새벽시장은 농수산물 중심의 도·소매시장이다. 주 고객은 그동안 지역 음식점과 소매점 등 자영업자였지만, 기존 거래가 줄면서 새벽배송을 새로운 판로로 택했다.

 

시장은 최소 주문금액과 배송비가 없는 새벽배송을 내세우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해야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일부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소액 상품 한두 개만 주문해도 배송비를 받지 않는다.

 

고객이 구매 전용 사이트에서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집앞에 배송된다. 당초 180가구를 대상으로 시작했던 새벽배송은 300가구까지 확대됐다. 상인회에 따르면 재주문율이 50%에 달할정도로 단골고객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새벽배송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시는 2022년 청량리종합시장과 암사종합시장,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당일·새벽·묶음배송을 제공하는 '우리시장 빠른배송'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단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전통시장의 새벽배송이 자리잡기 위해선 재주문률 제고와 높은 품질의 배송 서비스가 지속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통시장이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는 사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 완화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 국감에서도 새벽배송 규제에 관한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유통산업발전법을 통한 대형마트 규제가 이어지는 동안 이커머스가 그 빈틈을 파고 들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형마트만 새벽배송을 규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입장이다. 

 

소상공인 측은 대형마트에 새벽배송을 허용하면 골목상권이 무너질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소상공인들이 가격이나 서비스 면에서 이길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소상공인 측은 새벽배송 허용 이전에 상생기금, 전통시장 지원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에서도 아직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대형마트 새벽배송, 누구를 위한 규제 완화인가' 토론회에서 조근상 산업통상부 유통물류과장은 "특정 기업을 옹호하거나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해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시장에서도 경쟁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효율화할 부분이 있는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이어 "대·중소 유통업체의 상생을 포함해 지속 가능한 유통산업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하면서 소상공인에 플랫폼 활용과 배송비용 전반을 보조해주는 쪽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어서 새벽배송을 무조건 규제하는 것은 시대 역행적"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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