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예타 면제'에 겉과속 다른 반응
김광호
| 2019-01-29 17:47:01
여당, 前정부 SOC 반대하더니 '국가 균형발전' 포장
지역구 의원들, 여야 상관없이 선정여부에 희비 엇갈려
정부가 29일 총 24조1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대상 사업을 선정한 것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은 겉과 속이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공식적으로는 예타 면제가 '총선용 선심정책'이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지만, 지역구 의원들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 사업이 면제 대상에 포함되면 '환영', 제외되면 '역차별'이라며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우선 자유한국당은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SOC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인정하더라도 구체적 재원 마련과 면제사업 선정 기준을 세운 뒤, 충분한 검토를 거쳐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예타 면제는)무책임한 '인기영합 정책'과 '선심성 퍼주기'"라면서 "목전에 둔 총선을 위해 국가재정 건전성을 훼손하는 '예산 집행의 대원칙'을 저버리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규모 SOC 실패는 '과잉복지'를 낳고 미래 세대에 '재정폭탄'을 안길 뿐"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혈세 풀어서 표 사는 답 없는 정부"
바른미래당은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국가재정 발목을 잡게 될 졸속 예타 면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토목 행정 안 하겠다는 공약까지 뒤집으면서 선심 행정을 펼치려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 총선을 대비해 여당의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셈인가"라며 "혈세 풀어서 표 사는 답 없는 정부"라고 꼬집어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규모 토목사업을 반대해왔던 것과 달리 문재인 정부의 토목사업은 '국가 균형발전'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살기 위한 균형발전 숙원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라며 "지방의 자립기반을 확충해 혁신성장판을 열고 지역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필수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도 정부의 예타 면제 결정이 "경제·사회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시의적절한 조치"라며 "이번 결정이 국가 균형발전을 통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옹호하는 입장을 내놨다.
지역구 의원들, 여야 상관없이 예타 면제 여부에 극과극 반응
그러나 지역구 의원들은 여야와 상관없이 자신의 지역구가 면제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따라 극과극의 반응을 보였다.
충북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덕흠 한국당 의원과 이후삼 민주당 의원은 충북선 고속화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에 선정되자,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환영의사를 보였다.
이와 반대로 인천 송도~경기도 남양주를 잇는 GTX-B 노선이 면제 대상에서 빠지자 인천 지역구인 민경욱 한국당 의원과 정유섭 의원은 곧바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불균형한 교통복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GTX-B 노선의 조기 착공은 매우 시급한 상황이지만, 문재인 정부는 '수도권 제외, 비수도권 특혜' 정책을 선택했다"면서 "인천 시민 무시와 홀대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반발했다.
박명재 한국당 의원은 '동해안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면제 대상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의 공식적 입장은 '예타 면제 반대'이나 막상 지역구 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자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아울러 경기도 수원시가 지역구인 민주당 백혜련, 김영진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가 1순위 예타 면제 사업으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한 신분당선 연장선 광교 호매실 구간을 면제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이라면서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구 의원들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선정 결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한동안 정치권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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