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학생, 통합 반대에 국립의대 '빨간불'…김영록 전남지사 "안타깝다"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 2025-12-24 15:56:15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 간 통합이 차질을 빚은 데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와 전남도의회가 우려를 표했다.

 

▲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10일 오후 광주에서 이병운 순천대 총장(왼쪽), 송하철 목포대 총장(오른쪽)과 간담회를 한 뒤 통합대학교 국립의대 신속 신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두 대학 통합 뒤 신설하기로 했던 국립의과대학 설립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합 투표가 부결 되었다는 소식에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시간이 있으니 다시 한번 집단지성으로 생각해 볼 기회가 있기를 바라며 순천시민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남도의회 통합대학교 국립의대 설립 지원 특별위원회도 이날 우려 입장문을 통해 "대학 통합은 단순한 대학 간 결합의 문제가 아니라, 의과대학 유치를 통해 도민 의료권을 보장하고 의료 취약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라남도 의과대학 신설 등 통합 추진 계획에 현실적으로 차질을 빚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료 인프라가 취약하고 청년 인구 유출이 지속되는 구조 속에서 지역 대학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독립적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순천대가 공공적 책무와 역사적 역할을 다시 한번 깊이 숙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두 대학은 지난 22일부터 이틀동안 대학통합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순천대 학생은 6328명 중 3658명이 투표했고, 과반 이상인 2062명 60.68%가 통합에 반대했다.

 

교원은 286명이 참여해 56.15%가 찬성했고, 직원과 조교는 311명이 참여해 80.07%가 찬성했다.

 

순천대는 직역별 판정 기준(3개 직역 모두 '찬성')에 따라 대학통합에 대해 '반대'로 최종 판정했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구성원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통합 심사 등이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구성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해야 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역 의료 환경 개선과 우리 대학의 지속 가능한 미래 확보라는 과제는 포기할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다"며 "투표 결과에 담긴 뜻을 면밀히 검토해 현실적인 대안을 원점부터 다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목포대는 교원 87.8%, 직원 81.2%, 학생 67.2%가 통합에 찬성했다.

 

지난해 11월 전남도는 의대 선정을 둘러싼 목포대와 순천대 갈등을 넘어 동서부 지역 갈등으로 까지 확산되자, 통합 시한 뒤 합의가 불발되면 공모를 통한 단수 대학 추천이란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후 극적 합의를 거쳐 지난 10일 '통합대학교 국립의과대학 추진'과 정부 정책에 선제적 대응하기로 뜻을 모으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영록 지사, 송하철 목포대 총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이 광주서 회동을 갖고 2027년 의대 개교와 정원 100명 이상에 합의하며 통합에 순탄함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학생 반대라는 암초를 만났다.

 

전남도는 내년 1월까지 재투표를 거쳐 찬성 기준을 넘으면 대학 통합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순천대 반응은 싸늘하다.

 

순천대는 "지역색이 짙은 '전라국립대학교'와 '김대중대학교' 등의 명칭에 대해 최근 지역 국회의원이 제안했을 당시 학생 집단 반발이 큰 상태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진 투표 결과를 하루 만에 뒤집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재투표는 현재로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재투표를 진행한다는 전남도 입장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국립의대 설립은 물론 학교 통합까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대학 통합을 강력하게 추진한 김영록 전남지사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자칫 외부적인 압박을 통해 무리한 통합을 진행하고, 재학생 목소리를 외면할 경우 비호남권 학생 비율이 20~30% 가량을 차지하는 순천대의 또 다른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전남도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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