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정부 손잡고 폐통신장비서 희토류 캔다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6-01-20 16:22:20

기후부·과기부·통신 3사, 희토류 회수 협약 추진
"희토류 빈국 아니다…데이터센터에 4300톤 광물"
고려아연, 포스코인터, LS그룹 등 희토류 확보전

정부가 나서 폐통신장비의 희토류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르면 다음 달에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재활용 기술 업체들 간 협약을 맺고 본격화한다.

 

수입에 전량 의존하는 희토류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국내 재활용 사업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관련 기업들도 재활용이나 해외 투자 등으로 희토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희토류(稀土類)란 화학 원자 번호 57에서 71까지 15개 원소에 스칸듐과 이트륨을 더한 17개의 원소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서로 섞이어 산출되며 양이 아주 적다. 적게 쓰이지만 없으면 산업이 멈추는, 공급망이 곧 권력인 금속이다. 공급은 중국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 중국 장시성의 한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AP 뉴시스]

 

20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미래폐자원순환이용추진단 관계자는 "폐통신장비에 담겨 있는 여러 자원들의 회수와 데이터 처리 방법 등 가이드라인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만들고 있다"면서 "이르면 다음 달에 통신 3사, 희토류 재활용 기술을 가진 업체들과 협약을 맺어 시범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기준을 만들어 업계 간 가교 역할을 하고, 회수되는 희토류의 판매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다. 올해 시범사업 이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련 법령 수립도 검토할 방침이다. 

 

기후부는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함께 폐전자제품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기술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폐전자제품 희토류 회수 기술 연구를 내년 신규 사업으로 하기 위한 기획 단계"라며 "조만간 관련된 기관들과 함께 간담회부터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부장관은 지난달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태양광 폐패널, 사용 후 폐배터리 등 미래 폐자원의 재활용 기반을 강화하겠다"면서 "특히 폐통신장비 내 희토류에 대해서는 기후부, 과기부, 통신 3사가 참여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재활용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갈등에서 강력한 무기로 활용할 정도로 첨단 산업의 핵심 자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차지하려는 것도 대규모 희토류 매장지라는 점이 주 배경으로 꼽힌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한국의 희토류 수요는 지난해 2988톤에서 2030년 3364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도 강원·충남·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 희토류 매장이 확인되지만 경제성이 낮아 효용가치는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희토류 자립을 위한 방편으로 재활용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이상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은 지난달 12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우리도 희토류 자원 빈국이 아니다"면서 "가동하고 있는 통신장비, 데이터센터 서버 장비 등에 국가 지정 핵심 광물들이 다 들어가 있다. 2023년 조사한 기준으로 통신 3사의 153개 데이터센터가 배출한 핵심 광물이 4300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희토류 분리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최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내 합작법인을 설립해 내년에 희토류 생산시설의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폐가전 등의 폐영구자석을 활용해 초기에는 연간 100톤 규모의 희토류 생산능력을 확보한 후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미국 희토류 전문업체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현지에서 희토류 분리·정제부터 자석 생산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복합 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LS그룹도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며,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과 호주 등에서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 

 

희토류는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더욱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은 지능 자체보다 구동의 집적도와 효율에서 발생한다"면서 "같은 무게와 부피에서 더 큰 토크(회전력)와 더 빠른 응답을 제공해야 하며, 이 조합을 가장 실용적으로 달성해 온 해답이 희토류 영구자석 기반 구동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희토류 수요는 단기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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