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매각 정치·외교전으로…노조는 "반대" 정부 "강력 대응"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05-13 16:28:49

"구성원·기술·노하우 보호 위해 지분 매각 하지 않아야"
정부에는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해 달라" 촉구
日로 지분 넘어가면 라인 운영권도 소프트뱅크로
대통령실 "우리 기업 이익 보호 최우선…강력 대응"

네이버가 '라인야후에 대한 소프트뱅크와의 협상 진행'을 공식화한 가운데 네이버 노동조합이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인야후 사태가 사이버영토와 기술주권 수호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정치외교 사안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우리 기업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 야후 재팬과 라인의 통합 전 로고 [도쿄=AP/뉴시스]

 

네이버 노조는 13일 공동성명(共動成明)을 통해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며, 이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선택은 지분 매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에는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기술을 탈취 당하고, 한국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10일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회사측 입장 발표가 "많은 구성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며 지분 매각이 "단순히 네이버가 A홀딩스의 대주주 자리를 내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 기술과 경험'이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로 넘어갈 수 있고 이들이 '고용 불안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영진을 향해서는 "강한 유감"도 표했다. 노조는 지난 10일 온라인 간담회 참여 직원 300여명도 "애정을 쏟아 왔던 서비스와 구성원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다"며 "입장문에 구성원에 대한 배려나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라인이 아시아 NO.1(1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까지 2500여 라인 계열 직원과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엔테크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 인컴즈 등 네이버 계열 구성원들의 하나된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며 "구성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지분 매각하면 라인야후·라인도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이번 사태는 지난해 11월 라인앱 이용자 정보 약 51만9000건이 유출된 것을 빌미로 일본 총무성이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라인야후 이데자와 다케시 최고경영자도 지난 8일 결산 설명회에서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밝혔다.


라인야후 모회사로 회사 지분 64.5%를 보유한 A홀딩스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A홀딩스 이사 추천권은 소프트뱅크 3명, 네이버 2명으로 제한돼 라인야후의 실질적 경영권은 소프트뱅크가 행사해 왔다.

만일 소프트뱅크가 주식을 한 주라도 더 확보하면 라인야후의 주인이 된다. 글로벌 메신저 라인 운영권도 소프트뱅크 관할이 된다.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플러스 주인이 라인야후 자회사인 Z인터미디어트(Z중간글로벌)이기 때문이다.

 

Z인터미디어트는 라인 관련사인 아이피엑스(52.2%)와 라인게임즈(35.7%), 네이버제트(18.8%)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에서 9600만 명, 태국 5500만 명, 대만 2200만명, 인도네시아 600만 명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서 2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일 총무성의 2차 행정지도에 대한 답변 기한인 7월1일을 목표로 지분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와 정치권 '우리 기업 이익 보호' 강조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의 이익 보호'를 강조한다. 지난 10일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떠한 불이익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13일에는 대통령실이 강력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정부는 우리 국민과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고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는 입장"이고 "네이버의 추가 입장이 있다면 정부 차원의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월 26일 일본 측 외무성 관계자와 행정지도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 29일에는 네이버 측과 면담을 했고 현재도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정부의 적극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토히로부미 손자가 대한민국 사이버 영토인 라인을 침탈하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멍~"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정부의 대응을 요구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사태의 핵심을 '일본 정부의 압력에 우리 정부가 대응을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부가 나서서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이버가 을의 위치에서 일본 정부와 합작파트너로부터 협공을 당하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공개적으로 하겠느냐"며 정부에 "일본 정부에게 자본관계 재검토 지시를 철회하라고 압박을 가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0일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 라인야후사태는 기술주권 차원에서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안 의원은 네이버의 입장을 최우선적으로 존중하면서 실질적으로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며 "촌각을 다투는 비상상황에 기업 CEO를 여의도에 불러들여 훈계하며 시간을 뺏는 촌극은 기업을 죽이는 하책 중의 하책"이라며 ' 범정부TF' 구성은 반대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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