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채무조정 지원 70% ↑…"불경기·高수수료에 '몸살'"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10-06 15:37:00

"배달 앱·프랜차이즈 본사 수수료 더하면 40~50% 수준"
"피 빨리며 살기 힘들어" 폐업 선택하는 자영업자도 다수

배달 어플리케이션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높은 수수료 수취에 불경기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119'를 통한 개인사업자 채무조정 지원은 총 1조5414억 원에 달했다. 전년동기 대비 69.3% 급증한 규모다.

 

개인사업자대출119는 채무상환이 어렵거나 연체(3개월 이내) 중인 개인사업자에게 만기연장, 이자감면, 이자유예, 대환 등으로 상환 부담을 경감하는 제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무조정 지원 급증에 대해 "그만큼 개인사업자들, 특히 개인사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어렵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 여러 자영업자들은 배달 어플리케이션이 너무 많은 수수료를 거둬가는 데다 '갑질'도 심하다고 호소한다. [뉴시스]

 

자영업자 A 씨는 "국내 자영업은 열심히 일해서 배달 앱과 프랜차이즈 본사만 배불리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A 씨는 "배달 앱이 매출의 20~25%, 프랜차이즈 본사는 10~15% 가량을 수수료로 가져간다"며 "인기 프랜차이즈는 수수료로 20~30%를 거둬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A 씨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2만 원어치 음식을 팔아도 배달 앱과 프랜차이즈 수수료를 떼고 나면 1만2000~1만3000원밖에 남지 않는다.

 

그는 "여기서 임대료, 세금, 직원 인건비 등을 제하면 거의 남는 게 없는 수준"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나마 경기가 좋을 때는 버틸 만한데 올해처럼 불경기가 지속되면 너무 괴롭다"고 강조했다.

 

견디다 못해 폐업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들도 다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430만6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6만4000명 줄었다. 지난해 9월 말부터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1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2017년 11월 말부터 2019년 1월 말까지 15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통상 경기가 좋을 때는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뽑아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으나 올해는 다르다. 불경기로 폐업을 선택한 케이스가 크게 늘어난 게 주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소상공인에게 지급되는 노란우산 폐업공제금도 증가세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은 8881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2.4% 늘었다.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은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퇴직금 성격이다.

 

며칠 후 폐업할 예정인 자영업자 B 씨는 "더는 배달 앱과 프랜차이즈 본사에 피 빨리며 살기 싫어 폐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B 씨는 "특히 배달 앱은 거둬가는 수수료도 많지만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갑질'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B 씨가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내기 위해 최소주문금액을 올리자 배달 앱에서 곧바로 최소주문금액을 낮추라며 요구했다고 한다. 배달 앱은 건당 수수료를 받으니 주문 건수를 늘리려는 목적이다.

 

B 씨는 "최소주문금액을 내리지 않으면 가장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카테고리에서 우리 가게를 빼겠다고 협박해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분개했다. 그는 "정부가 배달 앱을 강하게 규제하지 않으면 지금처럼 자영업자들이 일방적으로 피 빨리는 구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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