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휩쓰는 中 전기차 한국 상륙 임박…가성비 공습?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09-12 16:58:52
화재 사고에도 국내 수요 여전
한국 업체 점유율 축소 우려
세계적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전기차의 한국 상륙이 임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배터리 화재 사고 등 악재에도 국내 기업의 전체적인 전기차 판매는 증가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모델이 인기몰이를 한 덕분이다. 중국 전기차가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과 맞물려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입지를 넓힐 지 주목된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업체인 중국 BYD는 지난달부터 한국에서 승용차 판매를 위한 전시장과 AS센터 등 네트워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한국 딜러사들을 선정했고 7월엔 한국 출시 예정으로 알려진 씰(Seal), 돌핀(Dolphin), 아토(Atto)3 등 차종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또 이달 들어 각종 채용 사이트를 통해 법무팀 변호사, 영업기획, 생산관리, 딜러 네트워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한 온라인 동호회에서는 BYD 차량 공동구매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초 벤츠 전기차 사고 등으로 BYD의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 시기가 다소 늦춰질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올해를 넘기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도 2026년 초를 목표로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는 전기버스 등 상용차와 중국 생산 테슬라 모델이 수입됐으나 중국 브랜드 승용차 판매도 시간문제인 셈이다.
중국 전기차는 무엇보다 저렴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BYD 돌핀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은 1880만 원에 불과하고 아토3는 2216만 원, 씰은 4060만 원 수준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은 10인승 미만 중국산 전기차에 8%의 관세를 부과한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한국 전기차에 비해 낮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유럽에서 최고 46%에 이르고 미국은 100%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중 FTA가 중국 업체들로서는 한국 시장 진출을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몸값을 낮춘 새 전기차 모델들의 한국 시장 판매가 호조인 상황과도 맞물린다. 지난달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는 3676대로 올들어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6월 공개한 캐스퍼 일렉트릭이 1439대로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가격은 3000만 원대 초반인데 지역에 따라 600만~10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기아 EV3는 지난달 4000대 넘게 팔리며 올해 국내 업체의 월간 최대 전기차 판매 기록을 세웠다. 보조금 적용시 3000만 원대에 살 수 있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화재 사고로 전기차 기피 현상이 커지긴 했지만 가성비만 충족되면 여전히 수요는 탄탄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가솔린 차량과 비교했을 때 유지비가 절반도 들지 않고 정숙성도 좋다"면서 "실제 통계상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위험은 떨어진다. 물론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긴 했지만 가성비 면에서 만족한다면 여전히 전기차를 대세로 받아들이는 수요는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가세할 경우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브랜드 전기차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것은 높은 가성비에 기인한다"면서 "주요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와 기타 브랜드의 전기차 평균 가격을 비교하더라도 거의 50% 수준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차가 성능이나 품질, 차급 등에서 해외 브랜드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고 분석했다.
BYD가 초기부터 가격이 아닌 품질로 승부수를 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권은경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BYD가 오프라인 전시장을 대거 확충하려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일단 타보고 판단하라'는 전략일 수 있다"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고려할 것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단순히 저가 공세로 나올 것이라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에는 보수적인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으나 가격과 품질, 빠른 출고 등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면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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