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메가프로젝트 공동행동 출범…"노동·환경 안전장치 무력화 중단해야"
이상훈 선임기자
jow@kpinews.kr | 2026-09-22 15:21:08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노동권과 환경,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100여 개 시민사회·노동·환경단체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와 메가특구특별법 추진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대규모 개발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메가특구특별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정부가 총력전·속도전·전격전을 강조하며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전쟁을 치르듯 밀어붙이고 있다"며 "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명분으로 노동자와 농민, 지역주민의 삶을 위협하고 환경과 공공성을 훼손하는 개발 폭주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고 전력·용수와 교통·물류 등 관련 인프라를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민사회는 국가 재정과 인프라 지원이 특정 대기업과 산업에 집중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메가특구특별법을 통한 규제 완화를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7월 국회에 보고한 추진 방향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연구개발(R&D) 인력과 관리자 등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 완화,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확대,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 연장, 파견근로 대상 업무 확대 등이 포함됐다.
주 52시간제 완화 등 세부 내용은 정부와 노동계·경영계가 협의 중이지만, 시민사회는 노동시간 규제 완화가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 노동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마련된 노동시간 규제를 기업의 필요에 따라 완화해서는 안 된다"며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 확대 역시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시민사회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산업시설이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필요로 하는 만큼 물과 에너지,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영향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규모 산업시설에 필요한 용수와 전력 공급을 위해 국가가 기반시설을 집중적으로 확충할 경우 농업용수와 지역 주민의 자원 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영향평가와 각종 인허가 절차가 사업 속도를 이유로 축소·간소화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환경영향평가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지역사회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며 "기업 투자 속도를 이유로 형식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의 노동환경과 산업안전 문제도 거론됐다. 공동행동은 반도체 산업에서 직업병과 산업재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만큼 산업 규모 확대에 앞서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 농업용수와 산업용수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역주민과 농민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는 대규모 공공 인프라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기업의 고용 창출과 투자 이행, 지역경제 기여, 노동권 보장, 환경 책임 등에 대한 관리·검증 장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앞으로 메가특구특별법 입법 과정과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노동·환경·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3대 메가프로젝트는 단순한 산업정책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것인지 결정하는 문제"라며 "노동권과 기후정의, 지역주민의 권리와 공공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이상훈 선임기자 jo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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