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통화위기? 터키, 리라화 가치 6개월 만에 최저치

김문수

| 2019-04-18 14:58:59

정치 불안에 시장 불확실성 커지며 리라 가치 폭락
경제성장 둔화로 실업률 14.7%로 10년 만에 최고
전문가 "미국과도 갈등 터키 앞날 먹구름만 가득해"
터키 리라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는 등 지난해 8월 통화위기를 경험했던 터키 경제가 다시 경고음을 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17일(현지시간) "터키의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이번 주 리라화 가치가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 소속 정의개발당(AKP)이 이스탄불 시장 선거를 다시 치르자고 공식 요청한 여파"라고 분석 보도했다.

 

▲ CNBC가 17일(현지시간) 달러 대비 리라 환율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리라화 가치 폭락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연초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끄는 AKP는 "야당에 이스탄불 시장을 내준 뒤 부정 투표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무효"라고 주장해왔다.
 
신흥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몇 달 동안 이어질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투표 결과가 어떻든 터키의 선거 과정이 불안정하다는 인상을 남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리라의 달러당 환율은 5.82리라까지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 대비 리라 환율의 상승은 리라 약세(리라 가치 하락)를 뜻한다. 2017년 중반 달러-리라 환율은 3.5리라 수준이었다.


CNBC는 "지난해 8월 리라화 가치 폭락을 경험한 지역 주민들은 현재 리라를 외면하고 달러나 유로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터키의 경제가 올해 2%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 지난 16일 리라의 달러당 환율은 5.82리라까지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게다가 실업률도 지난 1월 14.7%로 10년 만에 가장 높았으며, 성장 둔화로 실업률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터키 경제의 앞날에 먹구름으로 가득하다고 지적한다. [AP 뉴시스]


인구 8000만 명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2위의 터키가 경기불황에 직면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CNBC는 "투자자들이 에르도안 대통령 체제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의심하고 있다"면서 "경상수지적자 폭이 커지고,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실업률도 지난 1월 14.7%로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터키 경제의 성장 둔화로 실업률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정부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터키 지방선거는 대통령을 평가하는 국민투표나 마찬가지였다. 집권당 AKP는 25년만에 수도 앙카라에서 야당에 시장을 내주고 상업 중심지 이스탄불에서도 패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물가상승률이 19%를 넘어선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가 금리를 낮추는 포퓰리즘적 통화 정책을 단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럽다. 터키는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 이란 제재 불참과 관련해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게다가 러시아제 첨단 미사일 S-400 구매를 놓고도 미국과 대립 중이다. 미국 측은 터키가 러시아산 무기를 구입한다면 미국의 F-35 전투기를 판매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큰 갈등을 빚고 있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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