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늪 빠진 알뜰폰, 이통3사 자회사 순익 급감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 2026-09-18 16:14:59
SK텔링크·KT엠모바일, 반기순이익 나란히 감소
번호이동 74%가 알뜰폰→알뜰폰…"경쟁 격화"
중소는 초저가 요금제, 자회사는 포인트·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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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 계열 알뜰폰 자회사들이 전체 알뜰폰 가입자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경쟁과 일회성 비용 등이 겹치면서 일부 주요 자회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감소한 결과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SK텔링크·KT엠모바일·LG헬로비전·KT스카이라이프·미디어로그 등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 5곳의 합산 점유율은 전체 알뜰폰(휴대폰 회선 기준) 가입자의 47%로 집계됐다. 전체 59개 알뜰폰 사업자 가운데 이통3사 자회사는 8.5%에 불과하지만 가입자는 2명 중 1명꼴로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높은 가입자 점유율과 달리 주요 자회사의 수익성은 악화했다. SK텔링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500억2900만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800억7500만 원) 대비 16.7% 감소했다. 반기순이익은 49억700만 원으로 전년 동기(88억5900만 원) 대비 44.6% 줄었다.
KT엠모바일 매출은 1917억3300만 원에서 1972억7000만 원으로 2.9% 증가했지만, 반기순이익은 75억2100만 원에서 54억2500만 원으로 27.9% 감소했다. 가입자와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줄어든 것이다.
순이익 감소 배경으로 SK텔링크는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KT엠모바일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비와 운영비 증가를 원인으로 설명했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지난해 말 그룹 차원의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퇴직금, 특별상여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며 "사업 경쟁력 자체가 나빠진 것은 아니니 내년에는 실적이 다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가입자가 늘고 사업이 확대되면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가입자 기반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비 등 운영비도 함께 늘어난 결과"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알뜰폰 사업자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전반적인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33만1955건 중 다른 알뜰폰 사업자에서 넘어온 건은 24만5693건으로 74%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2024년 초 60% 안팎에서 2025년 이후 70%대로 높아졌다.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인원보다 기존 알뜰폰 가입자가 다른 사업자로 이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뜻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비용을 투입할 유인이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입자 유인 경쟁은 중소 사업자와 이통3사 자회사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중소 사업자가 10원·100원 등 초저가 요금제로 가입자를 유인하고, 이통3사 자회사는 도매대가 이하보다 낮은 요금제를 출시하는 데 제약이 있어 포인트나 상품권 등을 제공하며 맞서는 구조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한 사업자가 1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10원에 팔기 시작하면 다른 사업자들도 가입자를 뺏기지 않으려 초저가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자회사는 가격을 직접 낮추기 어려운 만큼 포인트나 상품권 같은 우회 수단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알뜰폰 업계는 '완전경쟁시장'과 같다"며 "59개 사업자가 일사불란하게 경쟁하다 보니, 이용자에게는 좋지만 한번 시작된 경쟁을 멈추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KPI뉴스 /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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