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민심] "바보야, 문제는 '북한 몰빵'이야"

김당

| 2019-01-08 07:30:27

문재인 정부 지지율과 행복 체감도 '남저여고'(男低女高) 뚜렷
20대 男, '실망집단'에서 '적대집단'으로 옮겨가는 초기 징후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8일 경기도 연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대를 방문해 한 훈련병의 애인과 영상통화하고 있다. [뉴시스]

2030 청년세대의 문재인 정부 지지율과 청년정책에 대한 평가, 그리고 행복 체감도는 남성은 낮고 여성은 높은 ‘남저여고(男低女高)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같은 청년세대(만19~39세)이더라도 세대별로는 19/20대(3.20)와 30대(3.22)의 행복 체감도(5점 기준)가 비슷했으나, 성별로는 남성(2.97)보다 여성(3.48)의 행복 체감지수가 17%p 더 높게 나타났다. 19/20대 남성(2.93)과 여성(3.51)으로 세분해 비교하면 여성의 행복 체감 지수가 20%p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지지율 낙폭이 큰 유권자 층을 가리켜 이른바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현상’이라는 조어가 등장했다. 그런 가운데 같은 20대라도 남녀 간의 지지율 차이가 크므로 이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에 〈UPI뉴스〉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대표 안일원)는 2019년 기해년을 맞이해 ‘이영자 현상’의 한 축인 ‘2030 청년세대’(만19~39세)의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2030세대 맞춤형 특집 여론조사를 공동 기획했다.

행복 체감도 : 여성(3.48)>남성(2.97)


조사결과에 따르면, 청년들(만19~39세)에게 “현재 자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를 물은 행복 체감도는 △행복한 편 44%(다소 24%, 매우 20%) △보통 29% △불행한 편 27%(매우 16%, 다소 11%) 순으로, 평균 3.21점(5점 기준)으로 나타났다. 

 

세대 별로는 19/20대(3.20)와 30대(3.22)의 행복 체감도가 비슷했으나, 성별로는 남성(2.97)보다 여성(3.48)의 행복 체감 지수가 17%p 더 높게 나타났다. 


성·연령을 4분위로 세분화한 그룹별 행복체감도는 △19/20대 여성(3.51) △30대 여성(3.44) △30대 남성(3.01) △19/20대 남성(2.93) 순이었다. 19/20대 여성이 가장 높고, 19/20대 남성에서 가장 낮아 동일 세대 안에서도 또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19/20대 여성은 19/20대 남성보다 행복 체감 지수가 0.58점(약 20%p) 더 높아 ‘남저여고’(男低女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 2030 행복 체감도와 행복 필요조건 [리서치뷰]

행복 체감도를 지지정당 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3.68) △바른미래당 지지층(2.93) △자유한국당 지지층(2.08) 순으로 나타났고, 정치 성향별 행복 체감도는 △진보층(3.46) △중도층(3.18) △보수층(3.00)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청년세대이지만 지지정당이나 정치성향에 따라 행복 체감도는 최저 0.46(9.2%p)~최고 1.6(32%p)까지 차이가 났다.


지난 2017년 10월 조사와 비교했을 때 청년세대의 행복 체감도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9/20대(3.29 → 3.20)는 0.09점(2.7%p) 하락했고, 30대(3.72 → 3.22)는 0.5점(13.4%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 조건 : 일자리(27%)>주거문제(20%)>휴식/여가생활(15%)


그렇다면 청년세대는 행복에 필요한 조건으로 무엇을 꼽을까? 청년세대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 행복조건으로 △일자리(27%) △주거문제(20%) △휴식/여가생활(15%) △건강(12%) △보육/교육문제(12%) △결혼/출산(8%)을 꼽았다. 


일자리와 주거문제를 꼽은 응답이 47%로 절반에 육박했다(무응답 6%).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인 ‘Work-life balance’의 준말)을 중시하는 세대답게 휴식/여가생활(15%)과 건강(12%)을 꼽은 응답도 27%로 높은 편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일자리(37%) △주거문제(18%) △휴식/여가생활(12%) △건강(11%) △결혼/출산(8%) △보육/교육문제(6%) 순으로, 일자리를 꼽은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여성은 △주거문제(22%) △휴식/여가생활(18%) △보육/교육문제(18%) △일자리(17%) △건강(14%) △결혼/출산(7%) 순으로, 주거문제를 가장 많이 꼽은 가운데 보육/교육문제를 꼽은 응답이 비교적 높아 남성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세대별로 보면, 19/20대는 △일자리(35%) △주거문제(21%) △휴식/여가생활(16%) △건강(10%) △결혼/출산(6%) △보육/교육문제(4%) 순으로 꼽았고, 30대는 △일자리=보육/출산문제(20%) △주거문제(19%) △건강(15%) △휴식/여가생활(14%) △결혼/출산(9%) 순으로 꼽았다.


그룹별로 보면, 19/20대 남성은 △일자리(45%) △주거문제(16%) △휴식/여가생활(12%) △건강(8%) △결혼/출산(5%) △보육/교육문제(3%) 순으로 나타났고, 19/20대 여성은 △주거문제(26%) △일자리(23%) △휴식/여가생활(19%) △건강(13%) △결혼/출산(8%) △보육/교육문제(6%) 순으로, 남ㆍ여 간 1~2위 순위에 차이가 있었다.

30대 남성은 △일자리(28%) △주거문제(20%) △건강(15%) △휴식/여가생활(12%) △결혼/출산(12%) △보육/교육문제(11%) 순으로 나타났고, 30대 여성은 △보육/교육문제(31%) △주거문제(18%) △휴식/여가생활(16%) △건강(14%) △일자리(11%) △결혼/출산(6%) 순으로, 보육/교육문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보수층 31%와 중도층 35%는 ‘일자리’를 가장 많이 꼽았고, 진보층 26%는 ‘주거문제’를 가장 많이 꼽아 차이를 보였다.

청년정책 평가: 여성(만족 56%) vs 남성(불만족 66%)


청년세대의 행복 체감도는 문재인 정부의 청년세대 정책평가와 맞물려 있다. 청년세대의 문재인 정부 청년세대 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는 △만족 43%(매우 20%, 다소 23%) △불만족 52%(다소 17%, 매우 34%)로, 불만족하다는 응답이 1.2배가량인 9%p 더 높게 나타났다(무응답 5%). 

 

성별로는 △여성(만족 56% vs 불만족 36%)의 만족하다는 응답이 1.6배가량 높은 반면, △남성(31% vs 66%)은 불만족하다는 응답이 2.1배 높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세대별로는 △19/20대(만족 39% vs 불만족 53%) △30대(47% vs 50%) 모두 불만족하다는 응답이 높은 가운데 19/20대의 불만족도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19/20대 여성(만족 56% vs 불만족 31%) △30대 여성(57% vs 41%)은 만족하다는 응답이 1.4~1.8배 높은 반면, △19/20대 남성(24% vs 72%) △30대 남성(39% vs 59%)에서는 불만족하다는 응답이 1.5~3배가량 높아 차이를 보였다.

 

▲ 2030 청년정책 평가와 지지율 하락 요인 [리서치뷰]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청년세대 지지율이 하락한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지지율 하락요인: 북한 몰두(24%) 일자리(24%) 성갈등 대응미흡(20%)


청년세대는 가장 직접적인 청년세대 지지율 하락요인을 △북한문제 몰두(24%) △일자리문제(24%)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20%) △적폐청산 미흡(10%) △부동산 등 주거문제(7%) △청년세대 소통/공감 부족(5%) 순으로 꼽았다(무응답 9%).


그런데 지지율 하락요인의 우선순위는 성별로 크게 달랐다. 남성은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32%) △북한문제 몰두(25%) △일자리문제(23%) △적폐청산 미흡(6%) △부동산 등 주거문제(6%) △청년세대 소통/공감 부족(5%) 순으로, 1/3가량이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을 최우선 순위로 지목한 점이 눈에 띈다.


반면에 여성은 △일자리문제(25%) △북한문제 몰두(23%) △적폐청산 미흡(16%) △부동산 등 주거문제(9%)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8%) △청년세대 소통/공감 부족(4%) 순으로, 일자리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으나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은 5순위로 지목되었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청년세대 지지율 하락의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19/20대 남성의 33%, 30대 남성의 30%가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을 가장 많이 꼽은 반면, 19/20대 여성은 일자리문제(22%), 30대 여성은 북한문제 몰두(28%)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이 20대 남성에게는 가장 큰 불만 요인이지만, 20대 여성에게는 가장 큰 지지 요인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북한 문제 몰두: 남(25%) 여(23%) 모두 2순위 하락요인 지목


청년세대의 지지율 하락 요인 중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북한문제 몰두’가 남성(25%)과 여성(23%) 모두에서 2순위로 지목된 점이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보수층은 △북한문제 몰두(35%)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22%) △일자리문제(21%) 순으로 꼽았다. 반면에 진보층은 △일자리문제(27%)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18%) △적폐청산 미흡(15%) 순으로, 중도층은 △성갈등 관련 대응 미흡(26%) △북한문제 몰두(25%) △일자리문제(18%) 순으로 지목했다.


청년세대로 한정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조사를 보면, ‘대북 정책’은 문재인 정부 국정수행 긍정평가의 핵심 요인이다. 


이를테면 SBS-칸타퍼블릭의 최근 조사(12. 27~28)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국정수행 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야로 △경제 정책 31.4% △대북 정책 28.8% △국민 소통 12.3% 순으로 답했는데, 국정 운영을 잘못한다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경제 정책을 꼽았고 국정 운영을 잘한다는 응답자 중에선 대북 정책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KBS-한국리서치 최근 조사(12. 28~29)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추진 중인 정책 가운데 가장 잘한 것은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이라는 응답이 51.0%로 가장 높은 반면에 '일자리 마련'이 가장 잘한 정책이라는 응답은 3.9%에 그쳤다. 특히 연령별로 보면 30~40대에서 긍정 평가가 가장 낮은 정책이 '일자리 마련'이었다.


이처럼 전체 국민 대상의 일반 여론조사결과와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가 ‘북한문제에 몰두한다’는 인식이 전체적으로는 국정수행의 긍정 평가 요인으로 작동하지만, 청년세대에게는 ‘양날의 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게 청년세대를 위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관련 기사 ‘청년들은 ‘청년부’ 설치를 원한다‘ 참조).

김정은만 쳐다보지 말고 우리를 보면서 정책 펴라는 사인?


‘이영자 현상’의 한 축인 2030세대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를 철회한 배경에는 △취임 이후 사회경제적 조건이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혹은 더 나빠지고 있다) △대북정책(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북미대화 등)의 구체적 성과가 보이지 않는 데다 대북정책에 너무 몰두하고 있다 △젠더 갈등에서 정부가 페미니스트에 편향적이라는 세 가지 인식 요인이 상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20대 남성 집단은 일자리와 소득, 부동산 등 사회경제적 문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북정책에 몰두하고 있고, 정부·여당이 젠더 갈등에서 페미니스트에 편향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대 남성 집단의 이 같은 인식은 그들이 ‘실망집단’에서 ‘적대집단’으로 옮겨갈 수 있는 초기 징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박정훈 리서치뷰 수석컨설턴트는 이렇게 총평했다. 


“청년 남성 지지철회층은 일자리 구하기도 힘든 마당에, 정부는 대북문제에만 몰두하고, 성 갈등에서 페미니스트 편들기를 해왔다고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청년 남성의 지지철회가 계속되는데도 여성가족부는 문화콘텐츠에 대한 ‘페미니즘’적 기준에 입각한 검열과 제재를 강화하고, 여당 의원은 청년에게 ‘갑질’ 행태를 시전했다. 이러한 이슈들이 쌓여 청년 남성을 실망집단에서 적대집단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현 정부여당은 2030세대를 이해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2030세대 맞춤형 특집 여론조사’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외치는 한편으로, “바보야, 문제는 ‘성갈등 대응 미흡’과 ‘북한 몰빵’이야”라고 경고하는 셈이다. 2030 청년세대는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만 쳐다보지 말고 그와 같은 세대인 우리 청년들을 보면서 정책을 펴라’는 사인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KPI뉴스 / 김당 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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