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매화 봉오리가 불러온 봄 소식

이상훈 선임기자

jow@kpinews.kr | 2026-02-17 14:51:21

▲ 거제시 학동 해변 매화나무 가지 끝 봉오리가 서서히 부풀어 오르며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이상훈 선임기자]

 

설날 아침.

 

따뜻한 남쪽 바다를 품은 거제도에는 봄이 먼저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차가운 겨울 공기를 밀어내듯 내려앉은 햇살은 유난히 부드러웠고, 낮 기온은 영상 12도까지 오르며 해변을 환하게 감쌌다.

거제시 학동 해변. 몽돌이 깔린 해변에는 잔잔한 파도 소리가 번지고, 그 곁 손바닥만 한 밭에서는 계절의 숨결이 조용히 꿈틀거렸다.

가지 끝에 맺힌 매화 봉오리는 서서히 부풀어 오르며 입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겨우내 땅에 엎드려 있던 갓과 봄동은 어느새 파릇한 기운을 되찾아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아직 한두 차례 꽃샘추위가 남아 있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에는 이미 봄이 스며들고 있었다.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마음이 봄눈 녹듯 사르르 풀리고, 계절이 건네는 작은 신호에도 가슴이 먼저 반응한다.

동백이 붉게 피어나고, 매화가 향을 터뜨리면 개나리와 벚꽃 소식도 머지않아 북상할 것이다. 남쪽에서 시작된 봄은 그렇게 시간을 타고 올라와 도시와 들녘을 차례로 깨울 준비를 하고 있다.

꽃들이 세상을 뒤덮는 계절.
두 팔 벌려 봄을 맞고, 온몸을 봄빛에 맡긴 채, 봄바람 부는 대로 잠시 흘러가고 싶어지는 날, '봄'은 어느덧 우리 집 대문 앞에 서성거리고 있었다.
 


 


 


 KPI뉴스 / 이상훈 선임기자 jo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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