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더 떨어져라"?…주식 성과급 받는 직원들의 셈법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2026-10-19 17:51:48
지급 물량 3분의 2는 1~2년 매도 제한…추가 하락 땐 손실
'떨어져라'는 바람에도 결국 주가 상승 기대 깔려
"제발 주가 10만 원까지 더 떨어져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삼성전자 직원의 글이다. 주주들은 주가 반등을 고대하는데, 삼성전자 직원은 추가 하락을 바라는 것이다.
배경엔 주식으로 받게 될 성과급이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직원들에게 초과수익에 따른 특별경영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내년 지급액으로 1인당 평균 6억 원이 거론되는 데, 직원들 사이에서는 '몇 주를 받느냐'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계산은 간단하다. 성과급 금액이 같다면 주가가 낮을수록 받는 주식 수는 늘어난다. 세후 성과급을 1억 원으로 가정하면 기준 주가가 20만 원일 때는 500주, 16만 원일 때는 625주를 받는다. 주가가 20% 떨어지면 주식 수는 25% 늘어나는 셈이다. 주가 하락을 반기는 듯한 글에는 이런 셈법이 깔려 있다.
지금의 주가 하락이 실제로 지급 주식 수를 늘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주식 수를 계산할 기준 주가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기준 주가의 산정 시점 등은 내년 2월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월 말 주가를 기준으로 하는 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지급은 3월 정기주주총회 의결 이후인 3월 말~4월 초로 예상된다.
| ▲ 삼성전자 성과급 예상 흐름도. [자료=삼성전자]
직원에게 유리한 시나리오는 기준 주가가 낮게 정해진 뒤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낮은 가격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고, 오른 가격에 팔 수 있어서다. 그러나 주가가 계속 떨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 많은 주식이 더 많은 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주당 16만 원을 기준으로 625주를 받았다고 해보자. 그 가격으로 평가하면 총액은 1억 원이다. 이를 전량 보유한 상태에서 주가가 12만 원으로 내려가면 평가액은 7500만 원으로 줄어든다. 반대로 20만 원으로 오르면 1억2500만 원이 된다. 주식 수가 확정된 뒤부터는 직원도 주주와 똑같이 주가 상승을 기다릴 처지가 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성과급은 받은 주식을 모두 곧바로 현금화할 수 없다. 지급 물량의 3분의 1만 즉시 매각할 수 있고, 나머지는 각각 1년과 2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지급받는 순간의 주식 수보다 이후 주가 흐름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삼성전자 직원 강민철(39·가명) 씨도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 걸 반길 직원은 없다"며 "받은 주식 3분의 2를 1~2년 들고 있어야 해 지금 몇 주를 받느냐보다 장기 우상향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떨어져라'는 바람의 끝에도 결국 '오를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는 셈이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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