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활동 이유로 BBQ 점주 계약 갱신 거절은 위법"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4-07-24 17:35:36
사건 서울고법 파기 환송…가맹본부·점주 갈등 새 국면
민변 "점주를 상대로 인정하는 상생 필요"…BBQ는 무응답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단체 활동을 이유로 가맹점주(이하 점주)들에게 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이 편법을 동원해 점주들의 단체 활동을 규제해 온 가맹본부(제너시스비비큐) 횡포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23일 논평을 통해 "지금부터서라도 가맹점사업자(점주)를 대등한 지위를 가진 거래 상대방으로 인정하고 상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건강한 상생 협력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건은 2019년 초 가맹본부 마케팅 비용 청구가 과도하다며 문제를 제기한 일부 점주가 새로운 단체를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본사는 단체 활동을 한 점주들과 계약 갱신을 중단했다.
당시 제너시스비비큐는 기존 'BBQ 동반행복 가맹사업자협의회'에서 활동하지 않고 독자 단체인 '전국 BBQ 가맹점사업자협의회'를 만든 일부 점주에게 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했다. 다른 점주들에겐 '본사를 비방하거나 다른 가맹점을 선동하는 경우 언제든 계약을 종료하고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요구했다. 'BBQ 동반행복 가맹사업자 협의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가맹 계약 효력이 상실된다는 내용도 계약서에 명시했다.
2020년 5월 사건을 조사한 경기도 분쟁조정위원회는 가맹본부 조치가 불공정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사건을 조사한 공정위도 점주들 손을 들어주며 본부에 과징금 15억3200만 원을 부과했다.
제너시스비비큐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하면서 사건은 법원으로 갔다. 공정위 처분은 사실상 법원의 1심에 해당된다.
항소심을 진행한 서울행정법원은 2022년 10월 "가맹 계약 갱신 거절이 점주 단체 활동 때문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공정위와는 반대로 가맹본부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항소심 결정을 다시 뒤집은 것이다.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은 지난 11일 "원고(제너시스비비큐)의 계약 갱신 거절, 계약종료유예요청서 및 각서 징구(徵求·강제 요구) 행위 등 일련의 행위는 이 사건 가맹점사업자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현행 가맹사업법 제14조의2 제5항은 "가맹본부는 가맹점 사업자단체의 구성·가입·활동 등을 이유로 가맹점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거나 가맹점 사업자단체에 가입 또는 가입하지 아니할 것을 조건으로 가맹 계약을 체결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제너시스비비큐)가 계약 갱신을 거절한 표면적인 사유는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며 "기업 경영방침과 가맹점 운영방식 상이,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가맹 계약조건이나 영업방침 미수락 등으로 구체적인 거절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고 측이 주장한 계약위반 관련 사항들은 대상 가맹점사업자들 사이의 분쟁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며 활동 전후로 계약위반 사항이나 귀책 사유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가 계약 갱신을 거절하기 이전 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 요구 등을 한 사실도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가맹본부 요구에 따라 점주들이 '단체 활동을 한 것을 반성한다는 내용의 계약종료유예요청서, 각서를 작성토록 한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점주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위민 김재희 변호사는 24일 "기존 대법원 판례의 경우 계약 갱신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가맹본부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이번 판결로 점주들이 더 이상 단체 활동의 불이익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제너시스비비큐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계약 갱신 등을 이유로 점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10년 이상 장기 가맹계약자(점주)와 맺는 계약 갱신과 관련해 기존 가맹사업법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아 가맹본부가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송창섭 탐사전문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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