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 부활, 김주현 임명…윤 "사법리스크는 제가 풀어야"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5-07 15:39:52
명품백·의대증원서 민심 놓친 자성 작용…사정 강화 우려도
檢 출신 기용…金 "가감없이 민심 청취해 국정운영에 반영"
野 "사정기관 장악력 높이려는 의도…가족 구하는 데 골몰"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이 부활했다. 새 민정수석엔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8기)이 7일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민정수석실을 없앴는데 2년 만에 되살렸다. 4·10 총선 참패 후 민심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그런데 수장에 현 정권 주류인 '검사 출신'을 기용했다. 야당은 "가족 사법리스크 대응을 위한 검찰 장악 의도"라고 혹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직 개편과 인선 내용을 직접 발표하며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사법리스크가 있다면 내가 풀어야지 민정수석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자신 가족을 겨냥한 사법 리스크는 민정수석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제가 대통령직 인수위 때 민정수석실을 안 만들겠다고 한 게 아니고 정치를 시작하면서 2021년 7월로 기억하는데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민정수석실을 설치하지 않겠다'라고 얘기했다"고 3년 전 상황을 소화했다. 이어 "그 기조를 지금까지 유지해 왔는데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며 민정수석실 설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부터 언론 사설부터 주변 조언 등을 많이 받았다"며 "모든 정권에서 다 이유가 있어 하는 것인데 민정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저도 고심했고 복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과거 김대중 대통령도 역기능을 우려해 법무비서관실만 뒀다가 결국은 취임 2년 만에 다시 민정수석실을 복원했다"고 했다.
'사정기관 장악과 사법리스크 대응' '검찰 출신 또 기용'이라는 지적과 비판에 대해선 "국민을 위해 설치하는 것"이라며 "민심 정보라 하지만 결국 정보를 수집하고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보를 다루는 부서는 꼭 법률가가 지휘하면서 법치주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과거 역대 정권에서도 법률가 출신들이, 대부분 검사 출신이 민정수석을 맡아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 리스크가 있다면 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게 윤 대통령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민정 기능을 강화한데는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자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논란, 의대 증원 관련 일방적 담화 등 주요 고비마다 민심 청취 기능이 부실했다는 문제 의식이 대통령실 내부에도 있었다는 얘기다.
대통령실은 이번 조직 개편에서 민정수석실에 기존 비서실장 직속 조직이던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이관하고 추가로 바닥 민심을 수집하는 민정비서관실을 신설키로 했다.
전 정부까지 사정 업무를 담당한 반부패비서관실은 두지 않는다. 반부패비서관실은 공직자 범죄 첩보 등을 점검하며 이전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의 핵심을 담당했다.
윤 대통령 브리핑 자리에 배석한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은 "앞으로 가감 없이 민심을 청취해 국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각 정책 현장에서 이뤄지는 국민들의 불편함이나 문제점, 이런 것들이 있다면 그런 것들이 국정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9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무부 기조실장과 검찰국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때 법무차관과 대검 차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퇴직해 김앤장 등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 후 약화되는 사정기관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최민석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 부활을 통해 총선 민의를 외면하고 검찰 장악을 통해 가족을 사법리스크에서 구하는 데 골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민심 청취를 위한 인사라고 하지만 민생은 핑곗거리일 뿐"이라며 "민정수석을 통해 민심을 청취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최 대변인은 "민정수석실은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을 통제하며 중앙집권적 대통령제를 강화하는 데 활용돼 왔고 이번에도 그렇게 쓰일 것"이라며 "김 수석은 박근혜 정부 법무부 차관으로 우병우 민정수석과 함께 사정기관 통제에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몰아세웠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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