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화나는‧찍기 싫은' 정당 1위…여론조사로 본 한국당
남궁소정
| 2019-07-09 15:23:18
감수성‧판단력‧언어능력 등 총체적 난국
"'정치 IQ‧EQ' 높여 보수 품격 쇄신해야"
지난 4월 30일 패스트트랙 충돌 이후 84일 동안 국회 등원을 거부해온 자유한국당은 6월 28일 조건 없는 국회 상임위 전면 복귀를 선언했다.
그동안 국회를 떠나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장외 규탄대회와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이란 이름으로 대여 공세를 펼쳐온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어떠할까.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성적표를 여론조사 결과로 살펴봤다.
'화나는‧찍기 싫은' 정당 1위에 황교안 비호감↑
6월말 UPI뉴스-리서치뷰 정기여론조사에서 '국민을 가장 화나게 하는 정당'을 물은 결과, 자유한국당을 지목한 비율은 과반에 가까운 49%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민주당(36%) △정의당(4%) △바른미래당 (2%) △민주평화당(1%)순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19/20대(53%)와 30대(56%), 40대(63%), 서울(50%), 경기인천(54%)에서 화나게 하는 정당으로 한국당을 지목한 비율이 높았다(6월 27~30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21대 총선에서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정당' 1위도 한국당이 차지했다. 응답자 중 53%가 한국당을 지목했다. 민주당(35%)과 18%p 차이다. 세대별로 6070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한국당을 절대 찍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특히 30대에선 65%나 됐다. 10명 중 7명이 한국당을 거부한 셈이다. 중도층(50%)에서도 한국당을 찍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높았다.
한국당 정당지지도는 패스트트랙 정국인 5월 말보다 3%p 하락한 27%로 나타났다. 민주당(41%)과 14%p 차이로 양당 격차는 3개월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국당에 대한 긍정평가는 60대 이상에서만 우위를 보였다. 70세 이상에서도 민주당(41%)과 한국당(39%)은 팽팽했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보수‧진보‧중도층’에서 지지율이 ‘8%p‧2%p‧4%p’ 동반 하락했다.
이러한 경향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뽑는 표심에도 드러난다. 지역구 후보 표심에서 민주당(42%)은 한국당(33%)을 9%p 앞섰고,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 표심 역시 민주당(34%)이 한국당(32%)을 2%p 앞섰다.
황교안 대표의 비호감도는 60%를 기록했다. 호감도 34%(매우 17%, 다소 17%)보다 26%p나 더 높다. 특히 황 대표의 비호감도는 △19/20대(72%) △30대(72%) △호남(73%) △화이트칼라(73%) △진보층(87%) 등에서 70%를 넘었다. 황 대표가 한국당의 ‘꼰대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 인재영입과 당원교육, 그리고 여성-청년 친화정당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여전히 청년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6. 30) 이후의 한국갤럽 7월 1주(2~4일) 정기여론조사에 따르면, 6개 정당별 호감도는 민주당 47%, 정의당 37%에 이어 바른미래당과 같은 23%를 기록했다. 반면에 한국당의 비호감도는 65%로 민주당 39%, 정의당 46%, 바른미래당 57%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한국당보다 비호감도가 더 큰 정당은 우리공화당(72%)뿐이었다(2~4일 전국 성인 1008명 대상, 오차범위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3.1%p).
역시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이후의 리얼미터-ytn 여론조사결과(8일 공표)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27.9%를 기록해 지난 2월 전당대회 직전인 2월 3주차(26.8%) 이후 4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12.5%로 벌어졌다(1~5일 전국 유권자 2517명 대상, 오차범위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2.5%p).
감수성, 판단력, 언어능력 전부 '꽝'인 '총체적 난국'
이처럼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성적은 한마디로 낙제점이라 봐도 무방하다. 낮은 지지율의 배경엔 한국당의 시대착오적 감수성, 미비한 판단력, 잇따른 막말 논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당 행사에서 불거진 여성 당원들의 '엉덩이춤' 논란은 한국당의 '젠더감수성' 부재를 증명했다. '2019년 한국당 우먼 페스타' 행사에서 경남도당 여성 당원들이 바지를 내리고 췄던 춤은 어쩌면 50년 전에는 웃으며 볼 수 있는 퍼포먼스일지 모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성인지 감수성 제로'가 한국당의 민낯이다"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엔 '판단력 미비'도 한 몫 한다. 한국당은 현재 경제·외교·안보 대안정당을 외치지만, 계속 헛발질만 하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외국인에게 내국인과 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시장에서 형성된 임금을 '법 개정'을 통해 조정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외교기밀 공개로 논란을 빚었던 강효상 의원은 최근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 앞서 회동이 불발될 것이라 장담했지만 이 역시 헛방이었다. 그는 판문점 회담이 성사되자 "이번엔 빗나간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한국당 내에서 끊이지 않고 나오는 막말과 '아무말 대잔치'도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최근 황 대표는 '아들의 저(低)스펙 취업' 발언과 이후 "낮은 점수를 높게 얘기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반대도 거짓말인가"라는 발언으로 세간의 빈축을 샀다.
한국당은 이와 같은 논란에도 자기반성보다는, 적반하장과 남 탓하기로 대응하고 있다. 황 대표는 "언론이 좌파에 장악돼 좋은 메시지를 내놓으면 하나도 보도가 안 되고, 실수를 하면 크게 보도된다"며 언론 탓을 했다. 나 원내대표도 지난달 13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민주노총에 언론이 다 장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선의 정갑윤 의원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민은 한국당에 제1야당으로서 품격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 달라고 한다"며 "자유민주주의가 승리하는 그 날까지 우리 모두가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고 지지받는 '정치 IQ'와 '정치 EQ'를 끌어올리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교수(한양대 정치외교학)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당 자체의 지지율이 낮은 것은 정체성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라며 "보수라는 정체성을 좀더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한국당은 현재 부정적 상징성이 높기 때문에,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보수연대'라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품격 있는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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