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병원, '빅5' 수준으로 키운다…尹 "의료 인력 확충 필요"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10-19 15:48:41

정부 혁신전략 발표…'소아과 오픈런·응급실 뺑뺑이' 없앤다
지방국립대병원 의사수·보수 늘려 지역·필수의료' 유입 유도
국립대병원 소관 '복지부'로 이관…'지역인재' 선발도 확대
尹 "선거 손해 걱정 많지만 국민 위한 정치…소통 부족 반성"
"의료진 법적리스크 완화·보험수가 조정·보상체계 개편 필요"

정부가 지방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인건비·정원 규제를 풀어 지역·필수의료 확대에 적극 나선다. 지방 국립대병원을 서울의 '빅5' 대형병원 수준으로 키워 지방 환자도 현지에서 중증·응급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소아과 오픈런'(문 여는 시간에 맞춰 대기), '응급실 뺑뺑이'로 대표되는 지역·필수의료 붕괴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19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 의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대학교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정부는 이번 전략에서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는 큰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일정과 규모는 발표하지 않았다. 의대 정원 확대 규모 등 민감한 사안은 반발이 심한 의료계와 추가 논의를 한 뒤 단계적으로 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충북대학교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의료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은 필요 조건"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무너진 의료서비스의 공급과 이용체계를 바로 세우겠다"며 "임상 의사뿐 아니라 관련 의과학 분야를 키우기 위한 의료인 양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또 "산부인과·소아과와 같은 필수 분야에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의료진의 법적 리스크 완화, 보험수가 조정, 보상체계의 개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필요성을 언급한 부분들은 지금까지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 단체들이 시급한 해결을 요구해온 사안들이다.

 

△의료진에 대한 무리한 소송 의료 사고 시 의료진에 묻는 과도한 법적 책임 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 적용되는 불합리하거나 낮은 보험 수가 숙련된 의술과 극심한 노동·스트레스 감수 등이 요구되는 응급실·외과·신경외과 등에 근무하는 의료진에 대한 시혜적 보상체계 등과 직결된 항목들이어서 개선 여부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윤재옥) 원내대표께서 이런 것을 추진한다고 혹시 선거에 손해를 보지 않겠냐는 걱정을 하시기도 한다"며 "당에서도 걱정이 많지만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 보고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많이 반성하고 더 소통하려고 한다"며 "소통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정책을) 추진하면서 소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 의료 혁신 전략’의 골자는 지방 국립대병원 등 거점기관의 의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역 의사가 수도권으로 몰리고 젊은 의사가 피부·미용과 등으로 유출되면서 지역의 필수의료 공백은 커져가는 실정이다. 암과 같은 중증질환을 앓는 지방 환자는 서울 대형병원에서 치료받기 위해 상경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정부는 이런 국민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필수의료 분야 교수 정원을 대폭 늘리고 총인건비·정원 등 공공기관 규제를 혁신하기로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국립대병원장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현행법상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정원을 함부로 늘릴 수 없다. 직원에게 줄 수 있는 급여도 총액 인건비(올해 기준 인상률 1.7%)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민간·사립대 병원과 보수 차이가 벌어졌고 뛰어난 실력의 의료진이 수도권 대형 병원 또는 사립 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국립대병원에는 중환자실, 응급실의 병상·인력 확보를 위한 비용을 지원, 지역 내에서 '골든아워' 안에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사회적으로 필요하지만 수익성은 떨어지는 필수 의료센터에 대한 보상도 높인다. '넥스트 팬데믹' 대비를 위해 국립대병원 중심의 인력·병상 대응체계를 확립하고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의 연계·협력도 강화한다. 국립대병원이 지역 필수의료 자원을 관리하고, 공급망 총괄 등을 주도하도록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권한도 더 실어줄 방침이다. 

 

국립대병원 관리 부처도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바꿔 의료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이를 통해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 보건의료 R&D 혁신, 인력 양성·공급 등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노후화된 중증 및 응급 진료 시설과 병상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금도 준다. 나아가 우수한 2차 의료기관(종합병원)을 전국 70개 중진료권별로 육성해 필수의료 수술·응급 공백을 해소하고 환자의 상급병원 쏠림을 방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립대와 국립대병원의 협력을 강화해 의사 과학자를 키우고, 디지털·바이오 R&D 혁신도 꾀한다.


정부는 의사단체들의 강력한 요청대로 필수의료를 지원하기 위한 수가(酬價·건강보험 재정에서 병의원에 지급하는 의료행위 대가)도 올린다. 기존에 추진하던 방안 외에 고난도·고위험 추가 보상, 저평가 항목 수가 인상, 소아 입원 보상 강화 등을 내년부터 차례로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역 의대를 졸업한 의사가 지역에 남아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현재 40%인 의대 지역 인재 전형 비율을 더 확대한다.

 

또 전공의들이 지역·필수 의료 분야를 경험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지역의 수련병원에 전체 전공의 정원의 50%를 의무 배정한다. 필수진료과의 수련비용은 국가에서 지원한다.

 

필수의료 인력이 안정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 분쟁이 발생할 경우 환자 피해구제와 함께 의료인의 법적 부담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고난도·위험 부담이 큰 수술을 많이 하는 필수의료 의사가 의료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민·형사상 부담도 낮춘다. 기존에는 어쩔 수 없는 분만의료 사고에 대한 보상을 국가가 70% 분담했는데, 이제는 100% 책임진다. 의료인 형사처벌특례 범위를 확대하고 의료배상책임보험 가입도 지원한다.

 

정부는 거점기관과 지역·필수의료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이들 방안을 실행할 계획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국립대병원의 역량을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높여 지역에서 중증 질환 치료가 완결될 수 있도록 하고, ‘각자도생’식 비효율적인 의료 전달체계를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체계로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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