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 승인 없는 상장 수여…기업 ESG 실적 '거품' 키우는 민간단체
양지욱 기자
yjw@kpinews.kr | 2026-09-18 16:06:20
쿠팡 등 보도자료 배포…명의 사용된 국회는 후속조치 미적
상임위, 명칭 사용 중단·상장 회수 등 후속조치 내놓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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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승인을 받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 '청년과미래'가 국회 승인도 받지 않은 상임위원장상을 남발·시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상임위원회의 정식 검토나 위원장 승인이 떨어지기도 전에 민간단체가 임의로 수상자를 선정하고 시상식까지 강행한 것이다.
수상 기업들은 이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명의를 도용당한 국회는 상장 회수나 정정 요구 등 기초적인 사후조치조차 취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다.
18일 KPI뉴스 취재 결과 사단법인 청년과미래는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6 제10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조직위원회 위촉식 및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청년과미래가 공개한 '제8회 사회공헌 공로대상' 수상자 명단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상 5명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상 3명이 포함됐다. 쿠팡은 보건복지위원장상 수상자로 선정돼 행사장에서 상장을 받았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상 수상자로 발표됐다.
그러나 KPI뉴스가 두 상임위원회와 현 복지위원장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실, 중기벤처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실에 확인한 결과 해당 상들은 신청만 접수 됐을 뿐, 수상자에 대한 검토와 위원장 승인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과미래는 국회에 상장이 18일 필요하다고 요청했지만, 실제 수상자 발표는 지난 7일, 시상식은 9일 진행했다. 상임위의 검토가 시작되기도 전에 민간단체가 자체적으로 수상자를 확정하고 위원장상 명칭을 사용해 시상식까지 진행한 것이다.
행사가 열린 국회의원회관 대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인 모경종 의원이 협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 의원은 청년과미래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청년의 날' 행사에서 멘토위원장을 맡고 있다.
모 의원 측은 "이번 행사의 기획과 진행을 비롯해 수상자 선정 및 시상 등 행사 전반은 청년과미래가 담당했다"라며 "모 의원은 멘토위원장 자격으로 행사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국회의원회관 대관을 지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청년과미래는 2016년 국회사무처의 설립 허가를 받은 민간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국회사무처 소관 법인이지만 국회 산하기관이나 국회가 운영하는 공식 청년단체는 아니다.
이 단체는 '사회공헌 공로대상'과 '청년친화헌정대상' 등 다수의 시상 사업을 운영하며 국회 상임위원장과 정부 부처 장관 등의 명의를 내건 상을 수여해 왔다. 이 밖에도 대한민국 청년의 날 축제와 대학생 국회, 청년정책 관련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행사와 국회 상임위원장 명의의 상은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시상식에 공적 권위를 부여할 수 있다. 수상 기업에도 위원장상은 ESG와 사회공헌 활동을 외부에 인정받았다는 홍보 수단이 된다.
실제로 쿠팡은 시상식 다음 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상 수상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수십 개 언론이 이를 그대로 보도했다. 국회가 심사하거나 승인하지 않은 상이 기업의 공식 수상 실적과 ESG 성과로 활용된 셈이다.
그런데도 관련된 상임위원회는 뚜렷한 사후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두 상임위원회는 청년과미래에 위원장상 명칭 사용 중단이나 수상 발표 정정을 요구할지, 행사장에서 전달된 상장을 회수하도록 할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식으로 승인·발급한 상장이 아니기 때문에 취소할 대상 자체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수상 기업의 보도자료와 관련 기사에는 국회 위원장상을 받은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위원장 명의가 승인 없이 사용됐는데도 국회가 강력한 항의나 시정 요구에 나서지 않으면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명의 상장의 부실 관리 문제는 과거에도 제기됐다. 국회사무처는 2020년 국회의장 상장의 남발과 신청 서류 검증 부족 등을 인정하고 심사 절차를 강화했다. 그러나 각 상임위원장 명의 상장은 통합된 관리·공시 체계가 없어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과미래 측은 승인 전 시상 근거와 상장 제작 주체, 위원장 명의·서명·직인 사용 여부 등에 대한 KPI뉴스 질의에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축제를 준비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라며 "행사 후 자세한 답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양지욱 기자 y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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