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 무산에 의장 성명서, 도지사 특별지시...경기도의회 행정감사 마무리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3-11-23 18:22:03

기재위, 위원장의 감사 위원 감사 배제로 초유의 행정사무감사 '무산'
도지사 특별지시, 의장 성명서, 교섭단체 대변인단 촉구문 발표도 기록
의원들의 훈계와 잔소리, 일방 통행식 감사 진행도 개선될 점 꼽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1대 경기도의회의 경기도 집행부에 대한 2년차 행정사무감사가 10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3일 마무리됐다.

 

▲ 경기도·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 제공]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78대 78이라는 사상 초유의 여야 동수로 출범하면서 각종 이슈를 몰고 왔던 지난해 7월처럼, 한 상임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무산과 의장의 성명, 교섭단체 대변인단의 논평, 도지사 특별지시 등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진기록이 연출됐다.

 

마지막 진행된 운영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조차 2차레 정회가 선포될 만큼 파란만장했던 이번 행감의 가장 큰 이슈는 '행감 무산'과 '도의회의 행감 태도 질타'로 요약된다.

 

사상 초유의 행정사무감사 무산

 

가장 많이 회자됐고 향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후폭풍이 예상되는 사건은 기획재정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무산'이다.

 

동수로 시작된 제11대 도의회 개원과 함께 경기도의회 사상 '초유'라는 수식어가 붙게 될 기재위의 행감 무산은 지난해의 의장 선거에서 파생돼 대표단 교체와 함께 진행된 상임위원회 위원 재배치(사보임) 갈등이 발단이 됐다.

 

전 대표단 수석대변인이자 현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지미연(국힘·용인6) 의원이 대표단 교체와 함께 다른 상임위에서 기획재정위로 사보임된 이제영(성남)·이채영(비례) 의원을 감사 위원에서 배제시키는 내용 등의 행감 계획서를 본회의에 상정했다.

 

78대 78 동석인 상황에서 확실시되던 국민의힘 소속 의원의 의장 당선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가면서 책임 소재로 '대표 사퇴' 갈등을 겪다가 현 대표 체제가 들어서며 진행된 기재위 사보임에 지 위원장이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9일 제372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지 위원장이 주도해 기재위를 통과 시킨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채택의 건'이 부결되면서 행정사무감사 '무산'이 예고됐다.

 

상임위 소속 의원의 감사 위원 배제는 전례가 없는 데다, 해당 의원들이 상임위 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의원들이 지 위원장의 행정사무감사를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에서 반대·기권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안건 부결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자 지 위원장은 재배치된 2명 가운데 1명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재배치 된 2명 모두 기획재정위원회를 떠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결국 행정감사가 무산됐다.

 

결국 도의회는 집행부의 핵심 부서인 기획조정실과 감사관, 균형발전기획실, 평화협력국, 경기연구원 등 5곳에 대한 감사를 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야기됐다.

 

▲경기도의회 제372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모습. [경기도의회 제공]

 

감사 중단 야기한 '선서 중 배석자 웃음', 고성 답변, 불성실 답변

 

경기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중 이번 감사에서 특히 집행부 관계자들의 수감태도에 대한 질타와 경고가 쏟아져 나왔는데, 시작은 지난 16일 시작된 경제노동위원회의 경제투자실 감사였다.

 

경기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경기도 간부들의 태도 문제로 정회 사태 등이 잇따르자 급기야 김동연 지사가 전체 직원들에게 '도민의 대표를 존중하는 태도로 성의를 다해 답변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

 

20일 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경제노동위원회의 도 경제투자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수감기관의 태도 문제로 한동안 정회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박승삼 경제투자실장이 증인 선서문을 낭독하는 과정에서 배석한 일부 간부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 데 이어, 박 실장이 선서문을 결재판에 동봉하지 않은 채 낱장 형태로 김완규 경제노동위원장에게 전달한 게 화근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은정 부위원장은 "1년에 한 번 행감을 하는데 처음 받는 게 아니지 않나. 수감기관 중 가장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병길 부위원장도 "상당히 화가 난다. 16명 의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불만을 표출해 감사가 중단됐다.

 

17일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불성실한 답변과 집행부 간부의 고성으로 감사가 산회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경혜(민주) 위원의 경기관광공사 인력 충원에 질의에 대해 관광산업과장이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조직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게 있는데 경기관광공사가 수용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추후에 말하겠다"며 버티고 답변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에 이영봉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행정1부지사와 경제부지사의 사과를 요구하며 무기한 정회를 선언해 자동 산회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감사는 20일 오전 염태영 경제부지사가 이영봉 위원장을 찾아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재개됐다.

 

같은 날 안전행정위원회의의 행정감사에서는 이기인(국힘) 의원의 다중운집행사 대응 보고 요구에 김덕섭 경기도남부자치경찰위원장이 "위험하겠다 할 때 하는 것이지, 그걸 일일이 어떻게 다 하느냐"고 답해 질타를 받았다.

 

▲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도의회 제공]

 

의장 성명서·민주당 대변인단 촉구문...김동연 지사 성실 답변 특별 지시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행정사무감사 답변 태도와 관련한 물의가 잇따르자 김동연 지사는 지난 17일 모든 부서에 '도지사 특별지사사항' 공문을 보내 "행정사무감사 및 2024년 본예산 심의 관련, 도의회의 자료 요구 등에 성실히 대응해 미흡함이 없도록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또 "도민의 대표인 도의회를 존중하는 태도로 도의원들의 질의에 적극적인 자세로 최대한 성의를 다해 답변하라"고 덧붙였다.

 

현안 대처 등이 아닌 답변 태도에 관한 도지사 특별지시도 행정사무감사 사상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 지사의 특별지시에도 감사 위원들이 감정이 누그러지지 않자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집행부에 대한 경고성 '성명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염 의장은 "의회가 가지는 도민 대표성과 행감의 의의를 가벼이 여기는 식의 수감 태도가 반복된다면 더는 의장으로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제11대 도의회 첫 행감이 치러진 지난해에도 미흡한 자료제출과 불성실한 답변 자세가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며 "발전된 태도는커녕 더 퇴보한 형태로 올해 행감에 물의를 빚은 경기도의 철저한 각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경기도의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단도 논평을 통해 집행부의 태도를 질타했다.

 

대변인단은 "일부 공직자들이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보인 불성실하고 무성의한 태도는 의회 경시뿐 아니라 의회에 감사권을 위임해 준 도민을 무시하는 행위이기도 하다"면서 "또한 공직자들이 행정사무감사를 엄중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요식 행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공직자들이 의회와 행정사무감사의 중요성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여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행정사무감사에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의 훈계와 호통, 일방 통행식 감사 진행도 도마에

 

사상 초유 타이틀이 여러 개 붙게 된 이번 행정감사에서도 고질병인 의원들의 훈계조와 일방 통행식 진행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2개 상임위 어디랄 것도 없이 의원들은 감사 내용과는 무관한 주장을 펼치며 집행부 관계자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아이 다루듯 훈계와 잔소리를 이어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특히 수감자의 답변을 끊고 일방적 주장에 이어 호통치고 지시하는 행위가 행감 내내 이어지면서 의회 측에서도 개선돼야 할 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 집행부 관계자는 "호칭에 '님'자만 빼면 모든 의원들은 만능인 교수가 되고 수감자는 유치원생이 된다"며 "잘못된 행정 집행에 대한 지적과 질타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천편일률적인 태도로 수감자들은 대하는 것은 심각한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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