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의 이변…우원식, 추미애 꺾고 국회의장 후보로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5-16 15:12:11
禹 "민주당 제시 법안, 반드시 실현…국회법 따라 처리"
유인태 "이재명 황제로…돌아가는 꼬라지 참 걱정"
李 "당선자 판단이 당심…행정권력 억제 국회 책무"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의원을 선출했다.
4·10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우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에서 재적 과반을 득표하며 추미애 당선인을 꺾었다. 우 의원은 사실상 국회의장으로 확정됐다.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한 추 당선인은 당내 최다선인데다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등에 업은 것으로 알려져 우 의원의 승리는 '이변'으로 평가된다. 총선 후 '이재명의 민주당'이 극대화한 '일극체제'가 비판 여론을 사고 있어 반발·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로서도 강성 이미지가 짙은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이 되면 정치적 부담이 적잖은 만큼 우 의원 당선은 나쁘지 않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 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민주당 출신이 국회부의장과 끌어가는 국회는 나라를 살기 좋게 하는 국회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제시하는 방향, 제기하는 법안을 국민의 뜻과 함께 반드시 국회서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국회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며 "국회의장의 역할은 사회자가 아니고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장으로서 이견 있는 사안에 대해선 협의를 중시하지만 민심 어긋나는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국회법에 따르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총회 결과 발표 후 분위기는 묘했다. 우 의원 당선에 대한 축하의 환호성이나 큰 박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당선 소감을 전후해 짧은 박수만 두 차례 나왔다. 일부 의원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서로 얼굴을 쳐다 보기도 했다. 추 당선인 표정은 눈에 띄게 굳어졌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는 4선이 되는 이학영 의원(경기 군포)이 뽑혔다.
당내 '을지로위원회'(을 지키기 민생실천위원회의)를 이끌며 현장을 누볐고 문재인 정부의 첫 여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게 중평이다.
우 의원은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결과를 이변으로 보지 않는다"며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는데 내부엔 명심 논란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을지로위원회 등을 하면서 활동을 같이한 분이 굉장히 많다"며 "이변으로 보지 않고 의원과 당선자들이 내 활동을 잘 알기 때문에 선택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당초 추 당선인과 우 의원, 6선 조정식·5선 정성호 의원이 경쟁하던 국회의장 후보 경선 구도는 지난 12일 조·정 의원의 불출마로 2파전으로 압축됐다. '명심'이 작용해 교통정리가 이뤄졌다는 관측이 돌면서 추 당선인 쪽으로 판세가 급격히 기울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파란'이 벌어진 셈이다.
추 당선인은 "당심이 곧 명심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다. 개혁 정치가 민심에 부합하는 것이자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마음일 것"이라며 '추미애 의장 추대론'을 설파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단독 출마한 박찬대 의원을 사실상 추대한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국회의장 후보 선거마저 '경선' 취지에 어긋나는 상황으로 굴러가자 쓴소리가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13일 CBS라디오에서 정·조 의원 불출마를 거론하며 "5선·6선쯤 되는 중진 의원들이 중간에 '드롭'하는 모양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며 "만약 박찬대 원내대표나 혹은 이재명 대표, 또는 가까운 분들의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것이라면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공개 비판했다.
우 의원은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라며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처음부터 자기 의중이 있어 그랬다고 그러면 밝히든지 해야지. 결선까지 만들어 놓고 나왔다가 사퇴한 사람은 얼마나 면구스럽게 만들었나"라며 "속된 말로 X팔리게 됐다"고 꼬집었다.
유 전 총장은 이 대표 연임설도 직격했다. 그는 "(중진 의원은) 다 한번 대표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저런 분위기에서 괜히 했다가 또 개딸들한테 역적될까봐 다들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자유당 때 이승만 전 대통령이 '나 이제 안 한다'고 한다고 겁 없이 누가 대통령 나오겠다고 했겠나. 지금 (민주당이) 그런 분위기 같더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 꼬라지가 지금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한 사람을, 거의 황제를 모시고 있는 당 같다"고 개탄했다.
이재명 대표는 당선인 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집권 여당이 행정권력을 과도하게 남용하고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행사하고 있다"며 "이를 억제하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국회가 해야할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선자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그게 당심이라고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명심' 작용설을 일축했다. 그는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마치고 이날 당무에 복귀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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