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박정희 혜안·용기 배워야"...박근혜 "우리 정부, 어려움 극복할 것"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10-26 15:02:33

尹, 박정희 추도식 현직 첫 참석...朴 만나 묘소도 참배
"박정희 前대통령 정신·위업 되새겨 대한민국 재도약해야"
朴 "순방서 돌아오자마자 참석한 尹대통령께 사의"
김기현 등 與 지도부 총출동...'보수대통합' 계기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 대면은 지난해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980년부터 매년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려온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이 추도식에 참석한 건 11년 만이다.

 

내년 4·10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보수 대통합론'을 띄우는 여권은 두 사람 만남이 지지층을 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여당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박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도우면 지지율을 높이는데 한몫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박정희 정신'을 기리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음을 사는데 공들였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하면 된다’는 정신은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과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었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대통령실 제공]

 

이어 “조국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산업화의 위업을 이룩한 박정희 대통령을 추모하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분의 혜안과 결단과 용기를 배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지도자를 추모하는 이 뜻깊은 자리에서 영애이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가족분들께 자녀로서 그동안 겪으신 슬픔에 대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추도식은 추도위원장인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의 개식사와 고인의 생전 육성으로 낭독된 국민교육헌장 청취, 군악대의 추모곡 연주 등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께서 떠나신 지 44년이 지났다”며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아버지께서 곁에 계신 것만 같다”고 회고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유족 대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전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고 한다"며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다. 전쟁을 겪었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난했고 먹고사는 일이 너무나도 간절한 그런 시절도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 위대한 국민은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고 오늘의 번영을 누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꿈이자 저의 꿈, 오늘 이곳을 찾아주신 여러분들의 꿈은 모두 같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힘을 모아 우리와 미래 세대가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도 우리의 꿈이 이뤄지도록 응원하고 지켜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특히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준 윤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공식 식준이 끝난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엄수한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묘역에 헌화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추도식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 등 여권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일반시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12월 특별사면 이후 대구 사저에 칩거해왔고 최근 공개 일정을 늘리고 있다. 공식 행사 참석을 위해 상경한 것은 사면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이어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일했다. 이 때문에 TK에서 거부감을 산 윤 대통령은 역대 보수 대통령에 비해 지지세가 탄탄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 박 전 대통령에게 화해의 손짓을 계속 보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작년 4월 12일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회동 후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라며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가진 미안함, 이런 것을 말씀드렸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취임식 참석을 요청해 박 전 대통령이 받아들였다.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4박 6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현충원을 찾아 세 번째 만남이 이뤄졌다.

 

대통령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친 추도식에 참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래전부터 윤 대통령의 참석을 적극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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