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으로 85% 수익률 냈지만…NH아문디 "다음은 소부장"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2026-10-19 13:56:04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 1년간 84.86%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의 투자 비중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메모리주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으로 일부 옮긴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반도체 상승장의 주도 종목은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성장주도 코리아 펀드' 설정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증시 전망과 향후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치현 주식운용2본부 차장이 펀드 운용 성과를 설명하고 박진호 주식운용부문장이 반도체 업황과 국내 증시의 향방을 짚었다.
코스피 17%p 웃돈 수익률…초과 성과 80%가 반도체·IT서 나왔다
지난해 10월 14일 설정된 성장주도 코리아 펀드는 AI와 친환경, 자본시장 전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주식형 펀드다. 지난 14일 기준 설정 이후 1년 수익률은 84.8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7.63%)을 17.23%포인트 웃돌았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55.02%로 코스피보다 12.44%포인트 높았다.
수익률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와 IT하드웨어였다. 최치현 차장에 따르면 코스피 대비 초과 성과의 약 80%가 두 업종에서 발생했다. 보험·은행 등 금융주와 플랫폼·소프트웨어 종목도 수익률에 기여했지만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이 성과를 좌우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같은 투자 전략이 통할 수 있느냐다. NH아문디는 AI 산업의 성장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투자 구조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의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2개월 연속 정체됐다는 점이 주요 근거다. 그간 실적 기대치 상승이 주가를 뒷받침했다면 앞으로는 추가적인 이익 개선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메모리주 조정에도 AI 낙관론 유지…내년 소부장 투자 확대에 주목
박진호 부문장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주가 약세를 지난 2년간의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경쟁 구조의 차이에서 찾았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파운드리 시장은 소수 기업에 집중돼 있지만 메모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시스템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자체가 꺾였다고 보지는 않았다.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와 저장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가 늘고 있어 AI 관련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웃돈다는 진단이다.
박 부문장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시장의 고민이 깊지만 AI 에이전트 확산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고 있어 AI 사이클은 이제 본격화하는 단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NH아문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비중 일부를 반도체 소부장 기업으로 옮기는 전략을 제시했다. 내년 반도체 전공정 장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업종의 추가 상승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IT하드웨어 업종에서는 패키징 기판에 대한 높은 투자 비중을 유지할 계획이다. 반도체 성능이 높아질수록 기판의 대형화와 고다층화가 진행돼 관련 기업의 수혜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투자에서 AI 산업 공급망 전반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는 전략이다.
은행·보험·에너지로 투자처 다변화…코스피 재평가 관건은 주주환원
반도체 외 업종에서도 방어적인 투자처를 확보한다. 고금리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보험주를 편입하고 물가 상승 위험에는 정유·가스 업종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주 가운데서는 보험업종을 상대적으로 선호했다. 보험손익 개선과 해약환급준비금 규제 개편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2차전지 업종 역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과 유럽 현지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분야로 꼽았다.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이익의 안정성과 주주환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박 부문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기공급계약 등을 통해 이익의 지속성을 확인하고 주주환원을 확대한다면 국내 주식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과거 애플이 이익 성장 둔화 국면에서 주주환원을 확대해 주가 상승의 기반을 마련한 사례도 언급했다.
결국 NH아문디가 제시한 투자 방향은 AI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되 대형 반도체주 쏠림을 줄이고 금융·에너지 등으로 변동성에 대응하는 것이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유효하지만, 종목별 실적과 투자 시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반도체 장비 투자가 실제 수주와 기업이익으로 이어질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성장주도 코리아 펀드 역시 위험등급 2등급의 높은 위험 상품으로, 지난 1년간의 높은 수익률이 향후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