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재판부 "시작도 전에 불복? 기피신청 하라"

황정원

| 2019-03-19 13:38:42

김경수 "이런 식이면 어떻게 해도 유죄" 강한 불만 표출
재판부 "불공정 우려 있으면 지금이라도 기피신청 하라"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52) 경남도지사가 판결 내용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19일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겸해 열린 보석 심문에서 "1심 판결은 유죄의 근거로 삼는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아 지금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드루킹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정병혁 기자]

그는 "드루킹 김동원씨도 제게 킹크랩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한 적 없다고 인정하는데도 특검은 제가 회유해서 그렇다고 한다"며 "이런 식이면 어떻게 해도 유죄가 되는 결과가 되고 만다"고 호소했다.

그는 "처음부터 경계하고 조심하지 않은 데 대해서 정치적 책임은 온전히 감당하겠다"며 "그러나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시고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신 사람으로 이런저런 요청이 있으면 성심껏 대응하는 것을 의무로 생각하고 살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선의를 드루킹 일당이 악용했다는 변론이다.

김 지사는 "경남도민들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하도록 도와달라"며 경남도정을 위해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는 논리도 펼쳤다.

그는 "권한대행도 일상적 도정업무는 할 수 있지만, 서부KTX, 김해 신공항 등 국책사업은 때로 정부를 설득하고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긴밀히 협의해야 하는 일로 권한대행 체제로는어려움이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관련 다툼도 지역 내 갈등 조정 역할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도 "피고인은 이른바 공적인 인물이고, 행동에 여러 제약이 따른다"며 "도주 우려가 없다는 것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 것이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경험칙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특검 측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보인 피고인의 태도를 보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지사의 보석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법과 제도에 의해 도지사가 없어도 기본적인 도정 수행은 보장된다"며 "도지사라는 이유로 석방을 요청하는 것은 오히려 특혜를 달라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심 선고가 나자마자 사법제도에 대해 부적절한 태도를 보이고 지지자와 언론에 기대려는 시도를 한 것은 공정해야 할 정치인으로서 취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보석을 불허할 사유가 없다면 가능한 허가해 불구속 재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내달 11일 열리는 두 번째 공판까지 지켜본 뒤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결과를 예단하는 주변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불공정 우려가 있으면 지금이라도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항소심이 접수된 이후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완전 서로 다른 재판 결과를 당연시 예상한다"며 "그런 결과는 저나 재판부 경력 때문이라면서 저와 우리 재판부를 비난하고 벌써부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피고인으로서 우리 재판부가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 생각하면 거부하거나 피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라며 "기피까지 갈 것 없이 연고 관계 변호사를 선임하면 재판부가 바뀌었을 것이고 사실 저는 피고인 측이 그렇게 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피고인 측에서는 오늘까지도 그렇게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피고인이 저와 우리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해 무죄 추정 원칙 아래 공정한 재판을 해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우리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안 한다고 생각하거나 불공정 우려가 있으면 지금이라도 기피 신청하라"고 권유했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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