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 살인사건 책임 묻기 어렵다" 수사검사 면죄부 파문
황정원
| 2018-12-21 13:34:49
삼례 3인조 등 "조사팀 교체 및 보강조사" 요구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을 재조사한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져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21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조사한 대검 진상조사단 5팀은 '당시 수사검사였던 최모 변호사에게 부실수사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최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 제출했다. 과거사위는 조만간 결의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은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이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던 최모씨 등 이른바 '삼례 3인조'를 범인으로 체포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전주지검은 삼례 3인조를 그대로 재판에 넘겼고, 같은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3∼6년이 확정됐다. 당시 삼례 3인조를 기소한 검사가 최 변호사였다.
그해 11월 부산지검이 또 다른 용의자 3명을 진범으로 지목해 전주지검으로 이송했지만, 전주지검은 "피의자들이 자백을 번복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때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검사도 최 변호사였다.
그런데 이 때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모씨가 2015년 "나를 비롯한 3명이 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양심선언을 했다. 곧바로 삼례 3인조가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재심 재판을 거쳐 2016년 11월 무죄를 확정했다.
최 변호사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진상조사단의 결정이 알려지자 삼례 3인조와 이들의 재심사건을 변호한 박준영 변호사 등은 이날 오전 11시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조사팀 교체와 보강조사를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진범이라고 양심선언을 한 이씨도 참석했다.
박 변호사는 "삼례 3인조를 기소하고, 진범이 잡혀 자백을 했는데도 이들을 무혐의로 풀어준 인물이 모두 최 변호사"라며 "진상조사단이 어떻게 최 변호사에게 책임이 없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부산지검 검사가 진범을 잡아 자백을 받았는데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전주지검으로 이송돼 최 변호사에게 사건이 배당됐다"면서 "최 변호사는 진범들에게 자백을 번복하게 하고, 형이 확정된 삼례 3인조에게 진범이 자백했다는 사실도 알려주지 않은 채 다시 범행을 자백하게 했다"고도 주장했다.
진범이라는 이씨도 "진상조사단이 조사에서 사건과 관련된 질문 대신 삼례 3인조 재심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와의 친분 관계를 물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1999년 수사 당시 검사가 조사를 다 받은 우리에게 '꼭 징역을 살아야 죗값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최 변호사가 고의로 진범을 무혐의 처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최 변호사는 최근 삼례 3인조와 이들의 재심을 도운 박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그는 소장에서 "삼례 3인들과 박준영 변호사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로 '인격살인'을 당해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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